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또 미뤄진 '슈퍼주식'…국회 문턱 못넘는 이유

머니투데이
  • 세종=최우영 기자
  • 이정혁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3.23 05: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1

[MT리포트] 복수의결권-정치에 발목 잡힌 '유니콘'의 꿈(上)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창업자의 경영권 우려를 덜어 경영과 기술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게 돕는 복수의결권 제도의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는 글로벌 벤처 강국이 대부분 도입한 복수의결권 제도의 국내 도입이 늦어질 경우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상최대 투자 규모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을 이끈 '제2의 벤처붐'이 꺼질까 노심초사 하고있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과 도입에 따른 명암을 알아본다.


"제2벤처붐 꺼질라"···또 미뤄진 창업가의 방패 '슈퍼주식'


또 미뤄진 '슈퍼주식'…국회 문턱 못넘는 이유
벤처·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경영권을 지켜주는 방패인 '슈퍼주식', 즉 복수의결권 제도의 국회 통과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복수의결권이 초기 주주에 지나치게 힘을 싣고 편법적 경영권 세습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발 때문이다.

정부는 복수의결권의 남용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법안에 충분히 담았다는 입장이다. 벤처업계는 제도 도입이 늦어져 자칫 한국만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뒤쳐질까 우려하고 있다.

2월 처리한다던 여당, 3월 처리도 난망

한국 벤처기업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 등 16개 단체가 모인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22일 공동성명을 통해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 기업의 국내 상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당초 민주당은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지난달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 상임위원회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다음달 공청회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달 중 처리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친여권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법안 처리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4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벤처 투자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똑똑한 경영자를 왜 자르겠느냐"며 "대기업이 벤처를 만들어 경영권 승계하는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방법인데 이 법이 통과되면 또 난리가 날 것이기에 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뤄진 '슈퍼주식'…국회 문턱 못넘는 이유

◆1주당 최대 10개 의결권 행사하는 '슈퍼주식'

현행 법상 우리나라에서 '복수의결권 주식'(Multiple voting shares)의 발행은 현재 불가능하다. 복수의결권 주식은 1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된 주식을 말한다. 간혹 '차등의결권 주식'(Dual-class shares)이란 표현과 혼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은 '1주 1의결권'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을 통칭하기 때문에 우선주 등 의결권 없는 주식까지 포함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복수의결권'으로 용어를 통일했다.

법안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은 1주당 최대 10배의 의결권을 부여해 벤처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아도 지분 희석에 따른 경영권 약화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김범석 의장이 보유한 복수의결권 주식에 29배의 의결권을 부여한다. 2%의 지분율로도 58%의 의결권을 가져 경영철학을 침해받지 않을 수 있다.

복수의결권이 벤처기업의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 1월 '복수의결권제도 도입이 벤처기업 연구개발투자에 미칠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벤처기업 대주주 지분율 30~50% 구간에서 지분율이 1%포인트(p) 높아질 때 R&D 투자액이 최대 5400만원 늘어날 것으로 했다. 대주주의 안정적 의결권 유지가 기업의 R&D 활동을 촉진시켜 벤처의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벤처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복수의결권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복수의결권 도입 추진 등을 통해 벤처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복수의결권은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경영권 승계 안전장치 강화·감독에 힘쓸 것"

또 미뤄진 '슈퍼주식'…국회 문턱 못넘는 이유
정부는 이미 법안을 통해 복수의결권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갖춘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복수의결권이 재벌 세습에 활용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법안에 따르면 복수의결권 발행 요건은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가 대규모 투자 유치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로 제한돼 있다.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상속·양도하거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에는 보통주식으로 전환한다. 벤처기업이 상장하는 경우에도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보통주로 전환된다.

또 감사와 감사위원의 선임·해임, 이익배당, 자본금의 감소, 해산의 결의, 이사의 보수, 복수의결권 존속기간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등 주요사안에 대해선 1주당 1의결권으로 복수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 아울러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복수의결권 발행기업은 중기부에 보고하고, 발행내용 공시와 함께 관보에도 고시하도록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모든 경제지표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일자리와 기업가치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며 "복수의결권을 도입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벤처)을 키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복수의결권, 與野 합의에도 국회 문턱 못 넘는 이유




또 미뤄진 '슈퍼주식'…국회 문턱 못넘는 이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 때문에 벤처가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지난 16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벤처업계와 현장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도입을 약속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행을 택한 게 국내 차등의결권이 없는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법제화해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엿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달 국회에서 관련 법안(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지만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화력을 집중한 바람에 결국 성사시키지 못했다. '공정경제 3법'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잇따라 발의한 여당은 반기업 정당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복수의결권은 이달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은 정부안과 민주당 양경숙·국민의힘 이영 의원안 등 총 3개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 해 창업주에게 복수의결권(정부안)이나 차등의결권(양경숙안·이영안) 주식을 발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안과 여당인 '양경숙안', 야당의 '이영안'은 큰 틀에서 유사하다. 정부안과 양경숙안은 차등의결권 수를 1주당 1개 초과~10개 이하 범위에서 정하도록 했고 이영안은 1주당 차등의결권 수 제한을 두지 않은 게 다르다.

복수의결권을 두고 여야가 사실상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임에도 관련 법안은 국회 상임위 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과 시대정신이 '재벌의 경영승계' 등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달 차등의결권이 국회에서 처음 논의됐던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차등의결권 허용은 장기적으로 재벌 세습을 제도화할 우려가 있다"고 문제 삼았다.

시대정신 조정훈 의원은 이달 초 산자위 소위원회에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재벌의 경제 집중 그리고 재벌 3~4세까지 내려오는 경영승계, 이 고질적인 꼬리를 끊지 못해 우리가 지금 양극화로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며 "저는 적극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반대한다. 저는 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복수의결권 법제화에 앞서 찬반 동수로 구성된 공청회를 열라"고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공청회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개별 의원의 입장만 있을 뿐"이라며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다.

복수의결권 통과를 사실상 당론으로 삼은 여당 내부에서 강행 기류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4·7재보선을 앞두고 밀어붙였다간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 등 야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도 변수다. 여당을 향한 국민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야당이 복수의결권 법제화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산자위 관계자는 "상임위 내부에서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공청회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통과 여부를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