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집만한 투자처 없다"..자산불평등 '거주주택'이 결정적-국토硏

아파트 등 거주주택 보유 여부가 우리 사회 자산불평등의 결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하위 10%인 가구가 평균 소득가구로 이동하는데는 무려 5세대의 기간이 걸리는 반면 거주주택을 보유한 상위 10%는 하위 집단으로 내려갈 확률이 갈수록 낮아졌다.

이로 인해 1979년생~1992년 생인 '에코' 세대의 경우 베이비부버 세대보다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불평등 심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양도소득세 공제와 감면 횟수를 평생 1회로 제한하거나 상속·증여세를 개인소득세로 합산해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은 29일 '부동산자산 불평등의 현주소와 정책과제'라는 주간 브리프를 통해 부동산 자산이 자산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도가 금융, 실물 자산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자산 불평등(지니계수)은 총자산 0.5836, 금융자산 0.6402, 실물자산 0.6491, 부동산자산 0.6655, 거주주택자산 0.6684 순으로 거주주택 자산 불평등이 가장 높았다. 특히 주택거주 형태가 자가(0.4833)인지 차가(0.7145)인지에 따른 총자산 불평등도 차이도 컸다.

총자산 불평등에서도 거주주택자산 불평등도가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것으로 나온다. 총자산 불평등도에서 금융자산 15.9%, 거주주택자산 67.0%, 거주주택 외 자산 14.8%, 기타 실물자산은 2.4% 각각 기여했다. 거주주택자산을 다시 구매가격과 자본차익으로 구분하면, 주택구매 당시 구매가격이 45.0%, 현재까지 (미실현) 자본차익이 22.0%를 기여했다.

결과적으로 자산 불평등에 거주주택자산의 영향이 절대적이며, 거주주택 자산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이 불평등을 심화 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20대~40대 초반 젊은 세대일 수록 50대 이상보다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며, 향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이 지역별로 6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7~8명씩 총 50명을 대상으로 심층 분석을 한 결과 1979년~1992년생(28세~41세) 에코세대는 베이비부버 세대(1955년~1963년, 57세~65세) 대비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에코세대는 향후 부동산가격 상승을 전망하면서 "부동산 만큼 자산을 증식 시킬 수 있는 투자 대안이 없다"고 인식했다.

반면 부동산 자산이 있는 포스트 베이비부머와 전체 베이비부머세대는 부동산 시장이 현 상황을 유지 또는 하락한다고 예측하며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급격한 인수 감소가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조사대상 대부분이 상속, 증여로 인한 부의 불평등을 체감하고 있으나 조세 정책에 대해선 상반된 인식을 보였다. 본인이 자산을 스스로 축적한 베이비부머세대와 달리 부모 지원으로 자산을 축적한 에코세대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컸다. 아울러 과도한 증여세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다. 이같은 인식 차이는 부동산 자산을 통한 부의 축적 경험이 달라서다. 베이비부머세대는 본인의 금융자산, 근로소득 등을 토대로 부동산 자산을 축적했으나 에코세대는 대부분 대출과 상속, 증여로 부동산 자산을 모았다. 부모에 의존해야 자산 형성이 가능했다.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기 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조세정책, 재정정책(공급정책), 금융정책과 개발이익환수정책으로 유형화하여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토연의 결론이다. 조세정책의 경우 양도세, 상속 증여세, 종부세 제도 개편을 검토하면서 특히 양도세의 경우조세 연기에 대해 이자를 부과하거나 현행 양도세 공제와 감면 횟수를 평생 1회로 제한할 것을 제언했다. 상속 증여세는 개인소득세로 합산하거나 공제금액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급 측면에선 공공임대주택 등 저렴한 주택을 지속 공급하고 공적기금이나 융자를 통해 사회적 경제가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하는 수단 발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발이익환수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대상 사업의 포괄적 적용 검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형찬 국토연 주택토지연구 본부장은 "우리나라 불평등 현황과 세대 간 사회 이동 추세를 고려하면 소득 하위 10%에 속하는 가구가 평균 소득가구로 이동하는 데 다섯 세대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 소요 기간은 OECD 평균인 4.5 세대 보다 약간 길다"며 "양도소득세는 공제와 감면 제한, 상속세와 증여세제는 급격한 누진세율 적용과 공제범위 제한, 종합부동산세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일치와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