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도매제공의무 이통3사로 확대…알뜰폰 날개단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최신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최근 알뜰폰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 수는 1만 3039명으로, 5개월 연속(6월 5138명, 7월 6967명, 8월 9909명, 9월 1만 2433명, 10월 1만 3039명)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에서 직원이 핸드폰 진열대를 소독 및 정리하고 있다. 2020.11.9/뉴스1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를 이동통신 3사로 확대하고,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이 이르면 이달 중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알뜰폰 지원을 강화하고 이통 계열사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는 취지다.

7일 국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법안 논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지를 받으며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 2소위에 회부된 상태다.


해당 법안에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를 이통3사로 확대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수를 제한 △이통사가 알뜰폰에 대해 자회사나 다른 회사에 제공하는 특혜적인 서비스 차별 금지 △도매제공 협상 시 60일 이내 체결 강제 등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간통신사업자(이통3사)는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요청하면 '재정능력의 부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기통신서비스를 도매제공을 해야 한다. 그간 SK텔레콤만 해당하던 '도매제공의무사업자' 개념을 없애고 모든 기간통신사업자에게 도매제공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일몰 조항인 도매제공 의무 조항도 영구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3년마다 법 개정을 통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제도를 연장하고 있어 중소 알뜰폰 업체의 사업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다만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의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내용은 '수' 대신 '시장 점유율'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점유율로 규제하는 것이 좀 더 현실성이 있지 않겠냐는 과기정통부의 의견이 있어, 그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다른 법안 내용은 모두 원안대로 처리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 알뜰폰 계열사의 점유율은 가입자 기준 37%, 매출액 기준으론 65.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전체 알뜰폰 번호이동의 63%를 차지해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회의 법안 취지와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이 맞아떨어지며 이달 안으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도매제공 의무대상자가 늘어나면 과기정통부 재량권이 커지는 만큼,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할 수 있는 카드 자체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최대한 빨리 통과를 시켜달라는 입장이고 여야간 이견이 없는 법안이어서 이달 중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통사의 반발이 크지만 현재로선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협상력을 쥐고 있는 판이다 보니 정부 주도로 알뜰폰 경쟁력을 키워주는 게 맞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