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치 못한다, 다른 사랑 찾으시라…글쓰는 게 너무 좋아"

'아지오' 홍보 모델로 나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음악인 유희열./사진=아지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정치는 못한다"며 정계 복귀를 기다리는 지지자들을 향해 "다른 사랑을 찾으시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20일 TBS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의 조합원으로 출연했다. 유석영 아지오 전 대표의 책 '꿈꾸는 구둣방'과 아지오 브랜드의 홍보를 위한 출연이었다.


청취자들은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이후 '유시민 역할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치 관련 질문도 던졌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구체적인 정치 이슈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동시에 '정계복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유 이사장은 "정치는 하고 싶은 분들이 하면 된다"며 "정치는 제로섬 게임이다. 내가 되면 남이 떨어지고, 남이 되면 내가 떨어지는 게임이라 살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두는 시장 점유율 51%를 목표로 안 한다. 1%라도 안정적이면 된다"며 "작지만 확실하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이다. 제가 유일하게 하는 봉사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정치 평론도 안 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유 이사장은 "그것도 부담이 크다. 개인이 아닌 어느 세력의 의견과 입장으로 받아들여져서 제가 책임지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아침마다 출근해서 글을 쓰고, 저녁에 퇴근한다. 주말은 쉰다. 주 5일 근무를 한다"며 "아침에 작업실에 들어가면 너무 좋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자료 마저 읽고, 글을 쓰고, 이게 너무 좋다. 오랫동안 이렇게 일하면서 존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도 중요한데, 작아보여도 실제적으로 어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일, 이런 것들을 또박또박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정치도 잘 된다"며 "마음이 뭔가 불편하면, 뭔가 좀 이상한 것이다. 마음이 편한 쪽으로 선택하는게 나름의 요령"이라고 강조했다.

청취자들이 2030세대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 질문을 기성세대에게 안 하면 좋겠다. 기성세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답을 못 준다"며 "기성세대에게 질문해서 답을 들으려 하지 말고, 자기가 찾은 답을 기성세대에게 던지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아지오'는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적 기업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수제로 구두를 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로 유명세를 탔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해당 구두를 신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