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장 '제노사이드' 결의안에 발끈한 中 "악의적…즉각 시정하라"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과 중국 오성홍기.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중국 정부가 영국 하원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탄압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2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영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에 대한 소위 제노사이드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어떤 국가, 단체 또는 개인도 다른 국가가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임의로 판단할 자격이 없다. 어떤 나라도 이러한 비난을 루머를 퍼뜨리고 악의적인 조작을 하는 정치적 게임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4년 넘게 어떠한 폭력적 테러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은 사회 안전과 안정, 꾸준한 경제 발전과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위구르족의 인구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약 1017만명에서 1271만명으로 25.4% 증가한 점을 들었다. 대변인은 "이 증가율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체 증가율(13.99%)보다 높을 뿐 아니라 한족의 증가율(2%)보다 훨씬 높다"고 부연했다. 집단학살이 있었다면 인구가 증가했을 리가 없다는 논리다.


대변인은 "중국은 영국의 노골적인 내정 간섭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영국이 인종차별 등 자국 내 인권 문제는 등한시하면서 중국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위선적인 이중잣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은 영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관련 문제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며, 잘못된 움직임을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끝맺었다.

앞서 전날 영국 하원은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제노사이드이며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선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정부가 위구르족 탄압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 정부와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 의회도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번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영국 정부에 강제성을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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