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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표준, 新 기후평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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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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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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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따듯해진 날씨에 곳곳서 반소매 차림의 사람이 드물지 않게 보인다. 꽃샘추위가 무색하게 여름 옷을 꺼내 놓는 시기가 당겨졌다. 사계절에 맞추어 생산되던 옷은 주간 단위로 소량 생산하는 '패스트패션' 체제로 전환했다. 기후변화가 옷차림과 같은 실생활에서부터 의류 산업 등 경제 분야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흔히 기후변화라 하면 지구온난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올해 2월 미국에서 발생한 이상 한파는 온난화가 한파를 초래하는 기후변화의 아이러니한 특성을 보였다. 대기 상층에는 북극과 북반구 중위도 지역 간의 온도 차이로 인해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강한 제트기류가 형성된다. 그러나 북극의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의 매우 차가운 공기가 북미 대륙을 덮쳤다.

이례적 한파로 미국 본토의 73%가 눈으로 덮이고, 텍사스주는 겨울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설로 덮인 도시들이 마비되고 전력수급과 난방의 어려움에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이 넘어서는 등 그 피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는 기후변화의 불확실성과 예측의 어려움을 전 세계에 시사했다. 기후 예측은 사용하는 데이터의 기간과 특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데이터만 사용하면 예측결과가 왜곡될 수 있고, 과거 데이터만 분석하면 최근 변화하는 기후를 반영하기 어렵다.

정확한 기후변화 예측을 위해서는 현재 기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데이터가 합리적이며 표준화돼야 한다. 이에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 단위로 기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기후평년값을 산출하도록 권고한다. 기후평년값은 기온, 기압, 강수량 등 주요 기상요소의 30년 평균값으로 보통 10년마다 산출한다. 기상청은 올해 기후평년값을 갱신해 1991년부터 2020년의 새 기후평년값을 제공 중이다.

기후평년값은 기후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다. 새 기후평년값(1991~2020년)과 전값(1981~2010년)을 비교해 기후변화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평균기온의 경우 새 평년값은 12.8도로 전값보다 0.3도가 상승해 점차 더워졌다. 봄과 여름은 4일씩 길어지고 겨울은 7일 짧아졌다. 특히 봄·여름의 시작일이 각각 6일과 2일 빨라졌는데, 이는 패스트패션이 주목받는 이유다.

기후평년값은 단순 통계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표준값이자 기준 지표다. 농업에서는 벼의 출수 한계기간을 예측할 때 기온, 일조시간, 강우일수 등의 평년값을 사용한다. 식물 생육의 북방한계 등 식생 분포도의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건설에서는 장마, 폭설 등 위험기상으로 현장 공사가 어려운 비작업일수를 산정할 때 강우일수 관측값과 평년값을 사용한다.

현재 기후 파악만이 아니라 새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되는 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변화하는 기후에 발맞춰 우리의 인식과 사람, 정책이 변해야 한다. 아열대 지역의 산물이던 망고, 구하바를 우리 남부지역에서도 재배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상청이 10년 만에 발표한 새 기후평년값이 다양한 곳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박광석 기상청장 /사진제공=기상청
박광석 기상청장 /사진제공=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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