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대부고도 이번주 선고…서울 자사고 3전3승?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2021.3.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받은 시내 8개 학교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앙·이대부고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오는 14일 나온다. 앞서 배재·세화고, 숭문·신일고가 잇따라 승소한 상황에서 법원이 또 자사고 손을 들어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중앙·이대부고가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오는 14일 오후 1시55분 선고한다. 2019년 8월 소송 제기 이후 1년 9개월여 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7월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받은 13개 학교 가운데 기준점수(100점 만점의 70점)에 미달한 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경희·한대부고 등 8곳에 대한 자사고 자격을 박탈했다. 부산 해운대고와 경기 안산 동산고까지 포함해 총 10곳의 자사고가 당시 지정취소처분을 받았다.

이들 학교는 이후 법원에 지정취소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는 번번이 학교 측이 승소하는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다.

해운대고가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1심 선고에서 승소한 데 이어 배재·세화고는 지난 2월, 숭문·신일고는 지난 3월 각각 승소를 끌어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중앙·이대부고가 3번째로 결과를 받아들게 된 셈인데 교육계에서는 앞선 2번의 재판에서 법원이 비슷한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한 사립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해운대고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자사고 판결을 보면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5년 동안 학교가 잘 운영됐는지 살피는 평가를 진행하면서 평가 시작 직전에야 바뀐 기준과 지표를 안내한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학생에게 평가 당일 시험 범위가 바뀌었다고 알려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2014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았던 학교들을 대상으로 2019년 다시 평가를 진행하기 4개월 전에 바뀐 기준과 지표를 제시해 자사고 측 반발을 샀다. 재지정 기준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높이고 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감점 배점을 키운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서울시교육청은 연이은 패소에도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적법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014년 이후 2015년에도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진행됐는데 이때와 비교해 2019년 신설된 지표는 '학교업무정상화 및 참여·소통·협력의 학교문화 조성' 하나뿐이고 이같은 사실을 학교평가 가이드북 등을 통해 안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기준·지표 등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전문적 판단에 근거해 바꿀 수 있으며 이는 교육청 재량으로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들과 긴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행정력과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소송 결과에 상관 없이 오는 2025년이면 전국 자사고·국제고·외국어고 등이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4년 뒤면 자사고가 일반고로 자동 전환되는 상황에서 패소 가능성이 높은 데도 계속 소송전을 벌이는 것은 교육청의 자존심 세우기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며 "무리한 법적 공방에 쓸 세금과 행정력을 아껴 일반고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잇딴 패소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앙·이대부고 1심 판결이 오는 14일 나오고 경희·한대부고는 오는 28일로 1심 판결이 예정돼 있어 이달 중 1심 판결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법원에 4개 재판에 대한 병합 신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재판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사건 병합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며 "1심 판결이 다 나오면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후속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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