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실적 시즌 '해피엔딩'…앞으로 관건은 '정제마진'

올해 1분기 정유업계 영업이익이 총 2조원 넘는 것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4조원 넘게 적자를 낸 것 대비 큰 폭으로 회복됐다. 1타자로 나섰던 S-OIL(에쓰오일·S-Oil (74,000원 ▼2,000 -2.63%))부터 마지막 타자로 나선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까지 모두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물론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들을 내며 부활했다.

13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5025억원, 매출액은 16.4% 감소한 9조2398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조8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이익 회복이다.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를 30% 넘게 웃돈 호실적이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을 끝으로 정유업계 실적 시즌은 마무리됐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분기 1조318억원 영업손실에서 올해 6326억원 영업이익으로, 에쓰오일은 1조73억원 적자에서 6292억원 흑자로, 현대오일뱅크도 같은 기간 5632억원 적자에서 412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에쓰오일은 5년래 최대, GS칼텍스는 3년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부진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다.

이들 4개 정유사 실적은 지난해 1분기 4조4000억원대 영업손실에서 올해 1분기 2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이 실적 호조를 띈 가장 큰 요인은 점진적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 실현이다.

미국 한파로 인한 정유 생산 차질 및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 영향, 이에 더해 미국 신규 부양책 및 백신 보급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4분기말 배럴당 44.6달러에서 올해 1분기말 60달러까지 회복했다.

정유업계는 2분기에도 실적 흐름이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했다.

경기회복 지속과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 및 드라이빙 시즌 시작에 따라 운송용 정유제품 수요 증대가 전망을 밝게 한다.

향후 관건은 정제마진의 완전한 회복 여부다. 재고평가이익에 기댄 실적이 아닌, 제품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유사 실적의 가늠자가 되는 정제마진이 많이 올라왔다곤 하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4달러 선에서 등락하는 상황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4달러 이상으로 올라온 뒤, 지속 상승하는 것을 확인해야 진짜 실적이 회복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주간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였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가는 올 하반기 이후 항공유 마진과 경유 마진이 특히 회복되고 이에 따른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