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풀→암석→강물'…정민씨 친구 홀로 자고 있던 경사면 어땠나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 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일 새벽 손씨의 친구 A씨가 잔디밭 경사면에서 혼자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사진은 정민씨의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새벽 4시20분경 혼자 발견된 장소./사진=뉴스1(서울경찰청 제공)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손씨의 실종 당일 오전 4시20분쯤 홀로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사면은 두 사람이 함께 술을 마셨던 돗자리에서 약 10m 떨어진 곳이다.

14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정민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4시20분쯤 친구 A씨를 본 목격자가 나왔다. 해당 목격자는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서 누워 잠든 A씨를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A씨를 깨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으며 A씨와 한 두 마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 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일 새벽 손씨의 친구 A씨가 잔디밭 경사면에서 혼자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사진은 정민씨의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새벽 4시20분경 혼자 발견된 장소./사진=뉴스1(서울경찰청 제공)

A씨가 잠들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경사면은 흙밭에 무성한 풀로 덮여 있다. 중간 중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 듯 길이 나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사면은 강물 방향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면 커다란 암석들이 겹겹이 쌓여 1m 가량 암석지대가 형성돼 있는데, 이 암석지대는 상황에 따라 물에 잠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정민씨 실종 당일에는 이 암석지대가 물에 잠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암석지대를 지나야 강물에 닿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온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정민씨는 오전 3시38분쯤까지 A씨와 함께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두 사람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가 홀로 발견된 경사면과 두 사람이 술을 마시던 돗자리는 성인 보폭으로 약 25걸음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두 장소가 약 10m 정도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목격자에 일어난 이후인 4시33분쯤 반포한강공원 토끼굴 CCTV에서 한강공원을 나서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오전 3시38분부터 4시20분까지 약 40분간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CCTV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당일 이 시간대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정민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이에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는 "부검 결과가 익사로 나온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아이가 술을 마시고 어떻게 물에 들어갔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시40분~4시20분 사이 정민이 행적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