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다니는 맛…月30만원씩 5년 모아 5000만원 만들었다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 가스켐테크놀로지에서 열린 간담회. (왼쪽 4번째부터) 조창현 가스켐테크놀로지 대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사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충남 천안의 산업용 고압가스 전문기업인 가스켐테크놀로지 직원 A씨는 2016년 회사측의 권유로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했다. 월 최소 10만원을 5년간 내면 회사가 2배의 금액을 매칭해 목돈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A씨는 5년간 꾸준히 30만원씩 내일채움공제 납입을 이어갔고, 올해 5000만원 가까운 돈을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목돈 마련과 장기 재직 유도를 위해 시행중인 내일채움공제가 산업 현장에서 톡톡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납입 근로자 입장에선 낸 돈의 최소 3배에 달하는 목돈을, 회사 입장에선 장기 근속을 통한 기술력 유출 방지와 안정적 경영을 가능케 해준다.


1992년 설립된 가스켐테크놀로지는 의료·산업용 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가스관련 제품 제조와 시설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업체다. 조창현 가스켐테크놀로지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인재육성 및 고용안정 기반 조성이 불황 극복의 열쇠라고 판단했다.

이에 조 대표는 2016년 내일채움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 근로자가 일정금액을 5년간 납부하면 회사가 최소 2배의 금액을 매칭해 5년 후 목돈을 마련해주는 시스템이다. 근로자 최소 납입금액은 10만원이며 월 최소 납부금은 34만원이다. 근로자가 10만원을 내면 회사가 24만원을 매칭해준다. 5년간 600만원을 내면 2040만원의 원금에 더해 이자까지 받는 구조다.

더 많은 금액을 내고자 하는 근로자는 자유롭게 증액할 수 있다. 가스켐테크놀로지 직원 A씨의 경우 초기 몇달 이후 증액해 월 30만원씩을 5년간 내일채움공제에 넣었고, 회사에서 2배의 금액을 매칭해 5년 만기 수령액은 원금만 4740만원이 됐다. 이 경우 회사에서 매달 60만원을 A씨에게 매칭해준 셈이다.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근로자는 목돈을 마련하는 데 더해 회사 납입금에 대한 근로소득세의 50%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근로자 못지않게 중소기업이 받는 혜택도 적지 않다. 기업이 납입한 금액 전액을 손금 또는 필요경비로 인정해주고, 연구인력개발비처럼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가스켐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내일채움공제를 권장한 이유에 대해 "핵심인력에 대한 신뢰를 보내면서 동시에 개인의 경제적 자립기반 지원 및 장기근속 권장으로 회사와 직원이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전 직원의 70% 이상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가스켐테크놀로지는 2017년 중진공으로부터 '내일채움 우수기업' 표창을 받았다. 올해 5년 만기를 채우고 적립금을 받는 직원만 20명, 이들이 받을 금액은 5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난달 14일에는 권칠승 중기부 장관 등이 가스켐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청년 재직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 장관은 "기업경영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일채움공제 도입 및 활성화로 가스켐테크놀로지가 근로자 중심의 모범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