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국 기업은 든든한 美경제 파트너"..재계 협력 가속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재계의 실질적 협력을 위한 경제외교에 적극 나섰다.

23일 대한상의와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질의 일자리와 환경보호 등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산업장관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양국 경제현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브리핑에 참석했다.

최 회장의 이번 방미는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이다. 이에 미국 유력 경제단체와 싱크탱크 리더 등을 잇따라 만나 양국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했다.

최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 폴 덜레이니 통상·국제담당 부회장 등과 21일 화상 면담을 통해 양국 재계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1972년 설립된 BRT는 애플, 아마존, 월마트, 제너럴 모터스, 존슨앤존슨 등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경제단체다.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 상공회의소(USCC)와 함께 미국 내 3대 경제단체로 꼽힌다.


최 회장과 볼튼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새로운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법론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기후변화와 소득격차, 인구감소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경영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한상의와 BRT가 서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고객, 근로자, 거래기업,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경영이다. 최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 경영과 궤를 같이 한다.

최 회장은 앞으로 BRT와 지속적 논의를 위해 BRT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볼튼 회장은 감사의 뜻을 전한 뒤 "BRT와 대한상의가 각종 경제·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에도 미국 정보통신산업협회(ITI)의 제이슨 옥스먼 회장, 롭 스트레이어 부회장과 회의를 가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재편 전략과 반도체·정보통신 정책 동향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ITI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인텔,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TSMC 등 세계적 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반도체와 정보통신 분야 전문단체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그간 역동적인 대미 투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수소경제와 전기차 배터리 양산,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미국의 든든한 경제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며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말했다.

옥스먼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 경제 재건과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위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ITI와 대한상의간 긴밀한 대화로 양국 경제우호를 더욱 증진하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아울러 지난 20일 미국 유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과 회의하며 전략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도 강화했다. 코로나19와 미·중 경제갈등으로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국내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에 SK그룹 총수로서 그간 쌓아온 경영 역량과 인사이트,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대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면서 "앞으로 양국간 교역, 투자, 공동 R&D(연구·개발)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