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명품 팬은 온라인서 구매"…명품에 힘 준 '롯데온'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김영준 롯데온 명품팀 팀장MD(왼쪽)과 주민경 롯데온 명품팀 MD. /사진=롯데온

"명품 충성 고객들은 의외로 온라인 구매를 선호합니다. 이들은 상품별 디테일도, 사이즈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실착이 필요 없죠. 온라인에서 클릭 한 번에 편리하게 사는 걸 좋아해요."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명품 매장으로 질주하는 '오픈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진짜 명품을 즐겨 찾는 이들은 온라인에서 구매 가능한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해결하려는 욕구가 높다. 온라인에선 다양한 상품을 두루 비교해볼 수 있는 데다가, 물량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난 김영준 롯데온 명품팀 팀장 겸 MD(상품기획자)와 주민경 롯데온 명품팀 MD는 온라인 명품족들의 발길을 롯데의 온라인쇼핑채널 '롯데온'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품만을 판매하면서도 여러 브랜드, 다양한 상품군, 풍부한 물량 등이 뒷받침돼야 고객들이 꾸준히 롯데온을 찾기에 이 모든 걸 신경 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드라마에 어떤 주인공이 착용해 인기가 확 오른 상품이 있다고 치자. 그럼 오프라인 매장이나 다른 e커머스들은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면서 "그렇지만 롯데온에서는 구매가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각 매장에 여러 상품을 조금씩 구비해두기 때문에 대량 물량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 다른 e커머스들도 협력사를 끼고 판매에 나서기 때문에 인기 상품 대량 판매가 쉽지 않다. 반면 롯데온은 MD들이 유럽 현지에 가서 명품을 직접 대량 구매해와 경기도 덕천에 위치한 롯데온 명품 전용 물류창고에 쌓아두기 때문에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명품 전문몰을 제외하고, 종합 e커머스 중 MD가 현지에서 직접 명품을 바잉(직매입) 해오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 명품 전용 물류창고 운영도 종합 e커머스 중엔 유일하다"며 "품질과 물량 관리를 위해서다"라고 했다. 롯데온은 약 18개 브랜드, 연간 100억원 규모의 명품을 직매입해온다.

롯데온이 명품 카테고리에 특히 신경 쓰는 건 명품이 점차 대중화되는 만큼,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매하려는 이들도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 분야 독보적인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롯데'라는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롯데온이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김 팀장은 "최근 수년간 롯데온에서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비 20~50% 성장해왔다"며 "롯데는 백화점, 면세점 업계 1위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졌기에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론칭한 뒤 각종 오류 등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롯데면세점이 갖고 있던 재고 명품 면세품 판매 △지난해 7월 '명품데이-MZ ON' 행사 등을 통해 매출이 폭증하고, 신규 가입자도 수십만명 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고객들이 롯데온에 원하는 게 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는 게 김 팀장 설명이다.

김 팀장은 "롯데온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10% 안팎에 불과했지만 6~7월에는 25% 내외로 크게 증가했고, 명품을 앞세우니 십여일간 신규 가입자도 수십만명을 웃돌았다"며 "그래서 명품을 롯데온의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김영준 롯데온 명품팀 팀장MD(왼쪽)과 주민경 롯데온 명품팀 MD. /사진=롯데온

롯데온의 올 1~5월 명품 매출은 전년비 24.3% 신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발발에 따른 명품 인기로 기저가 높은 데도 이룬 성과다. 김 팀장은 "지난해 명품 행사 때 유입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롯데온을 찾아 구매하고 있다"며 "이들이 매일 앱을 켜보고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새 브랜드, 새 상품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명품 매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온은 지난 3월 명품업계 '큰 손'으로 여겨지며 홍콩의 한 명품 유통 플랫폼에서 10년간 명품 바이어를 해온 주 MD를 영입했다. 주 MD는 "홍콩에서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명품을 매입해 아시아 국가들에 유통해왔다"며 "롯데온에서는 신생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 발굴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컨템포러리 명품은 향후 소비의 주축이 될 MZ(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해 필수적이다. 주MD는 "지난 1~5월 컨템포러리 명품 매출은 전년비 95% 늘었다"며 "주로 10~20대가 타깃인 컨템포러리 명품의 매출 신장률은 타 세대 타깃 명품들보다 훨씬 높고, 향후 주 소비층이 될 만큼 이들 공략에 노력 중"이라고 했다. 주 MD는 "무스너클, 간니 등을 입점시켰고, 현재는 이들 사이 인기가 급증하는 '우영미'를 입점시키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온은 '명품 빅세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명품 100억원 규모를 최대 80% 세일로 판매하는 행사다. 김 팀장은 "지난 7일부터 열고 있는 '명품 빅세일'은 행사 첫날 하루 매출이 지난 3개월간의 총 명품 매출보다 2배 높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며 "아직 롯데온이 론칭 초기인데다 명품 물량 공세가 가능한 만큼 당분간 행사를 통해 신규 회원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