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판개입 혐의' 임성근 2심에서도 징역 2년형 구형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6.21/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1심 때와 같은 징역 2년형을 구형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1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김규동·이희준) 심리로 열린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사 측은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를 구성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임 전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로 근무하며 위법하게 권한을 남용해 재판에 개입해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부장판사가 사법행정 업무를 하며 법원행정처 등 재판부 외부의 입장을 반영하게 했고 이로 인해 개별 법관들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된 심판을 하는 지위를 존중받지 못한채 재판 개입 행위에 노출돼 신뢰를 잃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었다.

검찰은 "재판 당사자들은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침해당했다"며 "이로 인해 사법 신뢰 상실로 이어졌고 임 전 부장판사 재판이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으로 상식과 원칙을 확인하자는 국민적 열망을 구현하는 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1심은 임 전 부장판사 행위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기계적이고 형식적 판결로 국민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등 여러 건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선 임 전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요구에 따라 담당 재판장에게 판결 선고 전 공판에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썼던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관련 기사가 허위라는 내용의 중간 판결을 다루도록 요청하는 방식으로 재판에 개입했다고 봤다.

하지만 1심은 임 전 부장판사가 재판에 개입해 법관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재판 개입을 시도할 수 있는 사법행정권이 임 전 부장판사에게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2심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형사사건과는 별개로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첫 케이스로 국회에 의해 소추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