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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몰입의 미학, 구광모 3년 결단이 키운 LG 시총 6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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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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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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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구광모 3년, 성장의 원년①

[편집자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취임 3년을 맞는다. 구 회장 취임 이후 3년 동안 LG그룹은 변화와 도전의 시간을 거쳤다. 경제계에서는 올해가 구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원년의 해가 될 것이라 평가한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혁신을 이어온 LG의 과거와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비움과 몰입의 미학, 구광모 3년 결단이 키운 LG 시총 65조
선택과 집중. 최근 3년 동안의 LG그룹을 설명할 때 이보다 더 명확한 말이 있을까. 혹자는 지난 3년을 두고 어쩌면 LG그룹에서 부족했던 마지막 퍼즐 한조각이 채워진 시간이라고 말한다. 오는 29일 취임 3년을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1등 LG론'이 만들어낸 변화다.

재계에서는 올해가 '구광모호(號)'의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3년 동안 닦아온 새로운 경영체제와 LX그룹의 계열분리로 온전한 구광모 체제가 가동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자승계를 비롯해 유교문화가 짙은 가풍을 고려하면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영면한 지 3년이 지나면서 구광모 회장의 대내외 경영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수주 잔고 220조…기대감 드러낸 시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17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17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취임 이후 성과는 이미 적잖다. LG그룹을 떠받치는 전자·화학·통신의 삼각축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LG전자 매출은 취임 직전 해인 2017년 61조3963억원에서 지난해 63조2620억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LG화학 매출은 5조원 가까이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30조원 고지를 밟았다.

LG유플러스 매출도 12조원대에서 13조원대로 올라섰다. 그룹 내 또다른 주력 전자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실적을 털어내고 올해 사상 첫 매출 30조원 돌파를 겨냥한다. 주력 사업의 매출이 3년새 10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구 회장이 드라이브를 건 자동차 전장(전자장비)과 배터리 사업의 수주 잔고가 22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이런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LG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3년 동안 70% 가까이 늘었다. 액수로 65조원이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6월29일 93조6000억원에서 2019년 4월9일 100조3000억원을 거쳐 올해 6월18일 158조1000억원을 찍었다.



비워야 채운다…독해진 LG


지난 4월5일 서울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LG 휴대폰이 진열돼 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31일부로 MC사업부문(휴대폰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는 내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뉴스1
지난 4월5일 서울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LG 휴대폰이 진열돼 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31일부로 MC사업부문(휴대폰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는 내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뉴스1

변화의 시작은 '비움의 미학'에서 싹텄다. 구 회장 취임 직후부터 만성 부실 사업을 도려내는 작업이 시작됐다.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2020년 6월) 사업 등이 정리 또는 매각됐다. 23분기 연속 적자에도 끌고 왔던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한 올 초 발표는 그룹 내부에서도 구 회장의 단호함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 장면으로 꼽는다. 3년새 정리한 사업이 크게 잡아 9개다.

재계에서 더 주목하는 지점은 과감한 과거 청산을 공격적인 미래 투자로 이어가는 대목이다. M&A(인수·합병)와 합작법인 출범 등을 통해 9개 사업에 새로 진출했거나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청산까지 감안하면 대략 1~2개월마다 한번꼴로 주요 사업에 메스를 댄 셈이다. 재계에선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매각과 인수의 균형을 맞추면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될 만한 사업에 여는 지갑의 규모도 이전과 비할 바 없이 커졌다. 2018년부터 LG 계열사가 단행한 전략 투자 규모는 굵직한 것만 합쳐도 3조원이 넘는다.



예상 넘은 속도·규모…"오너십 혁신"


비움과 몰입의 미학, 구광모 3년 결단이 키운 LG 시총 65조

구 회장이 선택한 미래 동력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LG전자의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 지분 33.4% 투자, LG전자와 ㈜LG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 인수(1조4400억원),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2019년 8000억원),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2020년 총 1조원 중 LG전자가 51% 차지) 설립이 모두 지난 3년새 이뤄졌다.

특히 로봇 시장은 센서·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격전지로 꼽힌다. 관련 산업과 기술에서 파생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몸을 싣겠다는 노림수다. 전장 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LG는 이미 '전기차 없는 전기차 그룹'으로 불린다.

시장에서는 LG그룹이 10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무기로 AI·로보틱스·전장 부문에서 대규모 M&A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재계 한 인사는 "4대 그룹 중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LG가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변화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이라며 "오너십이 이끌어낸 가장 효율적인 혁신의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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