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벼락공부로 외교 안돼"…윤석열 '中 사드 발언' 때리기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7.16/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 주장을 비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외교적 관점이 너무 빈약한 것을 드러냈다"며 비판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언론을 통해 윤 전 총장에 대해 반론 주장을 폈는데 송 대표도 이에 가세해 대중(對中) 외교관 때리기에 나섰다.

송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이) 지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중국이 사드 철회 주장을 하려면 자국 인근 레이더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드를 배치할 때 중국 대비가 아니라 오직 북핵 대비용이라고 하고 정부도 계속 그렇게 얘기했데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스스로 자백하는 건 상당히 잘못됐다"며 "이런 상태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교안보는 공고한 한·미 동맹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관계는 상수"라며 "한·미 관계에는 빈틈이 없어야 하고, 그래야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존중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안 하면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합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윤 전 총장 인터뷰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싱하이밍 중국대사는 중앙일보에 이날 오피니언 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하며 "한미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선 안 된다"며 "아주 가까운 이웃인 양국은 평화적이며 호혜 협력할 충분한 이유와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반박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중국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중국 인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인터뷰에선 중국 레이더를 언급했는데, 이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한국 친구에게서 중국 레이더가 한국에 위협이 된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윤 전 총장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은 대선 시즌에 들어섰다. 이는 한국의 내정이고 대선 주자들 모두 우리의 친구"라며 "중국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우호적인 교류를 이어가서 중한 관계를 서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 대사의 반론 주장이 나온 직후 송 대표 역시 윤 전 총장의 대통령 자격을 문제삼았다. 그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검사만 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는 어렵다"며 "홍준표 의원도 대통령의 국정업무에서 검찰이 차지하는 건 1퍼센트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후쿠시마 원전수 문제에서도 일본 입장을 대변해서 논란이 됐다"면서 "외교는 국가의 운명이 달린 건데 운전면허 시험 보듯 벼락공부해서 할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한다. 윤 전 총장이 대통령된다는 게 속성과외로 되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