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인데 "날씨 좋아 감사해"…육군 '감사 운동' 강요 논란

머니투데이

이정원 기자

감사나눔노트 사진 자료 /사진=뉴스1(시민단체 군인권센터 제공)

육군8군단이 장병들에게 하루 5번 감사를 표현하도록 한 캠페인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실상의 '강요 행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육군은 자발적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군인권센터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월5일 육군 제8군단에서 장병들에게 '충용 감사나눔 1·2·5' 운동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매일 1개의 선행을 하며, 2번의 독서를 수행하고, 5번의 감사를 표현하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군단은 이 중 '5 감사 나눔 운동'을 반강제로 진행하고 있어 장병들의 양심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8군단은 예하 부대 간부와 병사들에게 '감사 나눔 노트'까지 배부하며 감사나눔운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장병들에게 노트를 배부해 매일 다섯 가지의 감사할 일을 적고 이를 아침 점호 때마다 다른 장병들 앞에서 발표하게끔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황당한 지시에 일부 장병들은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도 매일 '날씨가 좋아서 감사합니다' 등의 마음에도 없는 말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강제로 이뤄지는 의사 표현은 명백한 인권침해로 위헌적"이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며 노트 작성과 발표를 강요하는 행위는 헌법 제19조 상 양심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그러면서 "8군단장은 부대의 지휘체계와 자원을 활용해 감사 나눔 운동을 벌였다"며 "설사 군단장이 좋은 뜻으로 이를 권했다 하더라도 엄연한 사적 지시이며 군단장의 직권을 남용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강제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육군은 이날 "감사나눔운동은 장병 인성 함양, 자기계발, 감사나눔을 통한 행복한 병영 조성 등 목적으로 개인과 부대별 여건과 상황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감사나눔운동의 근본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장병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