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은 시작' 1.7조 딜 나선 허태수號 GS 혁신, 더 빨라진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는 허태수 GS 회장이 주도하는 그룹 변신 시도가 점점 더 과감해지고 있다. 조(兆) 단위 휴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해 의료 바이오 분야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고 향후 관련한 기업들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룹에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미래사업팀은 명패도 바꾸고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낸다.

휴젤 인수가 끝이 아니다···GS, 의료·바이오 플랫폼 육성 의지25일 재계에 따르면 GS가 1조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딜에 참여해 휴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향후 그룹 차원 바이오 사업 확장 교두보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바이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컨소시엄 구성 등 투자 파트너를 선정하기까지 GS의 오랜 고심이 담겼다.


우선 의료 바이오 시장의 성장성과 국내 보톨리눔톡신 1위 기업 휴젤이 국내외 글로벌 의료 에스테틱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갖고 있단 점을 두루 감안했다는 전언이다. GS가 의료 바이오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산업 바이오 사업 진행 경험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가령 GS칼텍스는 바이오 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2,3-부탄디올(2,3-Butanediol)을 대량 생산에 성공,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 내에서 2019년 6월부터 공장을 가동중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2,3-부탄디올은 유전자조작(GMO), 생명체조작(LMO) 및 독성화학물질이 없는 '3 프리(Free)' 공정으로 특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친환경 화장품 원료로 시판중이며 향후 농업용, 고분자 원료로도 확대 예정이다.

GS와 손잡고 각각 1억5000만달러씩을 투자해 휴젤 지분 27.3% 사들이는 IMM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분야 투자 성과도 고려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과거 셀트리온을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에서 투자 성공 이력을 갖추고 있다.


GS는 특히 올 초부터 '더 지에스 챌린지'를 운영해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바이오테크(BT)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한편 해외에도 벤처 투자법인 'GS퓨처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기업 탐색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더 지에스 챌린지'와 같은 오픈이노베이션 형태 공모대회는 GS로서 첫 시도였다.

의료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삼은 만큼, 휴젤 지분 인후 이후 다른 국내외 바이오 기업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허태수 GS 회장은 "휴젤은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 후 휴젤의 경영은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GS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예정이다.

"확실히 이전과 다른 시도들"···신성장 동력 동력 발굴 '가속화'지난해 허 회장 취임 이후 GS 그룹은 그동안의 안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일대 혁신이 예고됐었다. 시기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기를 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허 회장 스스로도 올해 새해 경영 화두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 GS는 지난해부터 여러 사업 분야와 인사 배치 등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었고,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을 통해 그룹 유통 사업 혁신을 도모했다.

올해에는 GS리테일이 배송 서비스 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에 투자 소식을 알렸고 최근에는 요기요 지분 투자에도 참여하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업체로 도약 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부 인재 수혈도 마다치 않았다. 지난해 인사에서 GS는 총 30명에 대해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부사장급 외부 인사 3명을 외부 영입하는 파격을 보였다. GS가 부사장급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GS가 4세인 허서홍 전 GS에너지 전무가 지주사 내 '미래사업팀'으로 옮겨와 신사업 발굴 업무에 참여중이다.

해당팀은 기존 '사업지원팀'에서 올해 팀 명칭을 바꿨으며 현재 임원진으로 글로벌 자동화 에너지 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출신의 곽원철 상무, 종합숙박 및 액티비티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 이노베이션' 출신의 황재웅 상무 등이 포진해 있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 취임 이후 GS가 확실히 이전과 다른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신성장 동력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