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族 vs OTT族,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추석

사진제공=넷플릭스

18일부터 추석 명절을 포함한 황금 연휴가 시작된다. 장장 5일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며 서울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여전히 일일 20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방역 당국은 "바깥 출입을 삼가라"고 당부한다.


결국 ‘방콕’ 혹은 ‘집콕’이 답이다. 하지만 연휴는 길다. 5일, 무려 120시간이다. 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각 방송사와 OTT(Over The Top) 업체들은 풍성한 상차림을 준비했다. 보다 즐겁고 유익한 명절을 쇠기 위한 볼거리를 총정리한다.



#작은 화면이 편한 OTT族이라면!


OTT 시장이 커지며, 명절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 역시 넷플릭스·티빙·웨이브·왓챠 등 OTT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추석 연휴를 겨냥한 신규 콘텐츠 역시 쏟아진다.


올 추석에는 특히 ‘19금’ 콘텐츠 물량이 풍부하다.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배우 이정재 우연 ‘오징어 게임’은 영화 ‘남한산성’·‘수상한 그녀’ 등으로 유명한 황동혁 감독의 OTT 진출작이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의 신작인 ‘케이트’와 ‘루시퍼 시즌6’ 역시 성인들을 위한 시리즈다. 실패를 모르는 암살자가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밀도 높게 보여주는 ‘케이트’와 신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악마 루시퍼가 그를 노리는 존재와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루시퍼 시즌6’ 모두 수위 높은 표현과 설정으로 오감을 자극한다.


아직까지 배우 정해인·구교환이 출연하는 ‘D.P.’를 보지 못했다면, 이번 추석 연휴는 이를 정주행할 기회다. 최근 이 콘텐츠를 둘러싸고 국방부가 반박 입장을 내놓는 상황 속에서도 실제 군부대에서 연이어 가혹행위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터라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웨이브에서는 미국 유명 시트콤 ‘프렌즈’의 주역들이 다시 모인 ‘프렌즈 더 리유니언’을 즐길 수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이 시트콤을 보며 영어를 배웠다고 말한 바 있고,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도 깜짝 등장한다. 1921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종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지난해 에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11개 상을 받은 ‘왓치맨’도 웨이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티빙은 지난 14일 역대 슈퍼맨, 배트맨 등 히어로 시리즈를 공개했고 연휴가 시작되는 17일부터는 ‘매트릭스’ 시리즈를 비롯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설국열차’ 등을 선보인다. 또한 한국 드라마 팬인 미국인 소녀의 한국 드라마 체험기를 다양한 패러디를 통해 소개한 ‘드라마월드 시즌2’, 방송인 붐과 슈퍼주니어 은혁, 세븐틴 승관 등이 참여한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등이 편성된다.


왓챠에서는 중소기업을 배경으로 리얼한 직장생활기를 다룬 26부작 드라마 ‘좋좋소’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아무르’를 비롯해 ‘남매의 여름밤’ ‘시바 베이비’ 등이 소개된다. ‘SNL 코리아’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쿠팡플레이 역시 ‘골라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제공=KBS

#큰 화면에 익숙한 TV族이라면!


올해는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맞는 두 번째 추석이다. 지난해 추석 때 단연 화제를 모은 콘텐츠는 KBS 2TV에서 방송된 ‘나훈아쇼’다. 오랜만에 TV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놀라운 가창력과 퍼포먼스, 그리고 신곡 ‘테스형’이 준 울림은 크고 널리 울려퍼졌다.


올해는 심수봉이 그 빈자리를 메운다. KBS는 오는 19일 2TV를 통해 ‘2021 한가위 대기획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을 송출한다. 역시 미디어 노출이 적은 심수봉이 26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TV쇼다. 심수봉은 "이런 쇼는 데뷔 이후 처음이었고 데뷔 43년 만에 저 심수봉도 활짝 피어났다"며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공연이었는데 내가 되레 위로를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미 비대면으로 녹화를 마친 이 공연은 19일 오후 8시 전파를 타고, 21일에는 공연 준비 과정과 심수봉의 인터뷰 등을 담은 스페셜 편을 내보낸다.


트로트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미스터트롯’ 톱6는 이번 추석에는 보기 어렵다. 지난 11일부로 TV조선과 활동 계약 기간이 만료돼 별다른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올해 초 방송된 ‘미스트롯2’를 통해 선발된 양지은·홍지윤·김다현을 비롯해 김수희·빅마마·김완선·노브레인 등은 출연하는 ‘달 뜨는 소리’가 20일 오후 10시 편성된다.


매년 명절은 각 방송사들의 신규 예능의 반응을 살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파일럿 예능 제작 움직임도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방송사들은 명절에 걸맞은 새 콘텐츠를 알차게 준비했다.


MBC는 ‘더 마스크드 탤런트’와 ‘호적 메이트’를 선보일 채비를 갖췄다. 21∼22일 편성되는 ‘더 마스크드 탤런트’는 MBC를 대표하는 예능인 ‘복면가왕’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이 유명인들의 노래 대결을 그린 반면 ‘더 마스크드 탤런트’에서는 비(非) 연예인들도 참여한다. ‘호적 메이트’는 연예인의 형제, 자매들이 출연한다. ‘농구 대통령’이라 불린 허재의 아들인 프로농구 허웅&허훈 선수를 비롯해 배우 김정은·이지훈 등이 출연해 그들의 가족을 소개한다. 　


KBS 2TV는 예능과 교양을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인 ‘이거 알아?’를 20∼21일 선보인다. 한문철 변호사와 장동선 뇌과학자, 가수 김종민과 오마이걸의 효정 등이 출연해 퀴즈를 풀며 이야기를 나눈다.


결혼을 고민 중이라면 22일 방송되는 JTBC ‘브라이드X클럽’을 추천한다. 결혼이라는 문턱 앞에서 다양한 이유로 고민하는 예비 신부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주는 토크쇼다. 방송인 이금희와 배우 박하선·박해미 등이 출연한다.


예능보다 교양을 선호하는 시청자라면 20∼22일 KBS 1TV에서 방송되는 ‘한 번쯤 멈출 수밖에’이 안성맞춤이다. 가수 이선희가 출연하며, 풀벌레·빗방울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평화로운 풍경을 전하며 힐링의 기회를 제공한다.


고(故) 김현식을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뜻깊은 자리도 마련된다. MBC에서 23일 전파를 타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울겨울의 홀로그램 콘서트 Re:present’은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재현된 김현식이 대표곡인 ‘가리워진 길’ ‘비처럼 음악처럼’ 등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