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도 확진 네자릿수...비수도권 확산 우려에 "검사 받아라"

추석 특별방역대책과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강남구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추석 연휴에도 코로나19(COVID-19) 유행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휴일이면 검사량과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검사량이 줄어도 확진자는 연일 10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에 집중된 감염 추세가 추석 연휴 이동량 증가로 비수도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명절 후 검사량 증가·경로미상 비율 증가 등 위험 요인 산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1720명이다.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는 2087→1910→1605→1729→1720명 순이다.


통상적으로 주말을 비롯해 휴일에는 검사량이 줄면서 확진자 수도 감소한다. 추석 연휴 직전 일일 총 검사수는 30만건을 넘었으나 연휴 동안에는 14만~18만건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검사자 대비 확진 비율은 대폭 높아진 것이다.

78일째 네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어 유행 확대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연휴가 끝나고 검사량이 다시 늘어나면 숨어있던 감염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지역 쏠림 현상이 연휴 이동으로 비수도권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지난 22일 기준 확진자 중 수도권은 서울 641명, 경기 528명, 인천 145명 등 총 77.2%를 차지했다. 최근 1주일간 수도권에서는 일평균 확진자가 138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되다가 비수도권까지 유행이 확산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7월 4차 유행이 시작된 후 수도권 비중은 85%까지 치솟았다가 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번 명절 역시 전국적으로 이동이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대거 늘어날 수 있다.

더불어 숨은 전파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유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감염경로 조사 중' 확진자 비율은 39.1%로 집계됐다. 10명 중 4명은 감염경로를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숨은 전파가 대거 발생할 위험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4주간 감염경로 조사 중 확진자 비율은 32.4→34.0→35.6→39.1% 순으로 늘고 있다.

정부 "비수도권 악화 가능성 있어...검사 받아달라"
이처럼 추석 이후 유행 확산 위험을 예고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연휴 기간 이동량 증가로 인해 그동안 다소 정체상태를 보였던 비수도권의 방역상황도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진단검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간 이동량이 많았던 연휴 이후 진단검사를 받는 것은 가족과 동료의 건강을 지키고 감염의 연결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