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CNN, 빌보드까지 '패션' 됐다…스타벅스 옷도 나올까

CNN어패럴의 트래블 르포르타주 라인의 재킷과 맨투맨 티셔츠/사진=CNN어패럴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 (Volkswagen), 미국의 뉴스채널 CNN, 음악 잡지 빌보드와 UFC(세계최대 종합격투기단체)도 한국인의 손에서 패션 브랜드로 변신한다. 앞서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코닥(KODAK)이 패션 브랜드로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하자 신생 K-라이선스 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중소패션업체 어반패션은 독일의 명품 자동파 브랜드 폭스바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폭스바겐'을 패션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어반패션은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엠포리오아르마니 등 글로벌 언더웨어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수입, 유통하던 곳인데 최근 브랜드 사업 강화를 개시했다.


글로벌 라이선스 매니지먼트사인 WME-IMG 코리아와 폭스바겐의 패션 부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어반 패션은 올 가을부터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의류 라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어패럴은 모던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남녀공용 캐주얼 브랜드로 출범할 계획이다.

여성의류 브랜드 '아이잗바바' '지고트'로 유명한 바바패션 그룹도 지난달 음악 브랜드 빌보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빌보드스타일'을 선보였다. 바바패션은 새로 설립한 법인 산타노아를 통해 빌보드스타일을 론칭했는데 미국의 음악 잡지 빌보드 로고를 단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에도 한국이 최초다.

캐주얼 브랜드로 출시된 빌보드스타일 이미지/사진=빌보드스타일

빌보드스타일은 MLB,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등과 마찬가지로 캐주얼 브랜드로 출시됐다. 맨투맨, 트레이닝복 세트 등 MZ세대(18세~34세)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주로 내놨다. 현재 온라인몰을 오픈해 영업을 개시한 상태며 이무진을 모델로 선정,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K팝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TV채널이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뒤를 이어 '뉴스채널의 패션화'로 주목을 받았던 CNN어패럴도 가을/겨울 시즌 첫 제품을 선보이며 패션시장에 본격 데뷔했다. 최근 서울 홍대 무신사 테라스에서 쇼케이스를 마친 CNN어패럴은 '액티비티 라이프웨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내세우고 20대부터 40대까지 입을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선보였다. CNN어패럴은 카메라, 뉴스 부스, 송출되는 영상의 프레임, CNN의 로고와 상징적인 색상인 빨강색 등을 디자인에 활용했다.


특히 대표제품인 '트래플 르포르타주 재킷'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취재를 할 때 입는 옷처럼 아웃도어 느낌에 실용성을 가미한 제품으로 CNN 어패럴의 대표 제품으로 출시됐다. CNN어패럴의 트래블 르포르타주 라인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취재를 해야하는 기자들에게 걸맞는 기능성과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를 투영한 라인이다.

한편 골프웨어 브랜드 JDX를 전개하는 신한코리아도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대회를 개최하는 미국 스포츠매니지먼트사 IMG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이달 중 UFC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출시한다. UFC 라이프스타일 웨어 컬렉션은 25~35세 소비자를 겨냥한 캐주얼 브랜드로 UFC 철자와 그래픽을 활용한 의류를 선보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플리스 점퍼 이미지/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패션브랜드가 아닌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한국에서 패션으로 전개하는 'K-라이선스 브랜드'는 최근 3년간 큰 성공을 거뒀다. F&F (64,000원 ▼100 -0.16%)의 MLB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을 비롯해 더네이쳐홀딩스 (13,920원 ▼30 -0.22%)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연 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이뤘다. 국내 K-라이선스 브랜드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이미 1조원을 돌파했다. 이들의 성공을 확인한 후발 패션업체들은 너도나도 앞다퉈 라이선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패션업계가 브랜드와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기에 이같은 '라이선스패션'이 난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한국에 와서 패션이 된 이들 브랜드는 현재 중국(MLB)과 대만, 홍콩(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론칭하면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이는 것보다 대중의 인지도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고 모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을 패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장 안착을 기대할 수 있다"며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신규 라이선스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 브랜드가 주로 진입하는 캐주얼·라이프스타일웨어 부문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