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전자담배 첫 판매 승인…'담배향' 제품 3종

뷰즈 솔로 액상형 전자담배/사진=로이터

미 식품의약국(FDA)이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판매를 처음으로 공식 승인했다. 전자담배가 태우는 연초담배 사용자들의 흡연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FDA는 이날 미국의 2대 담배제조 업체인 RJ레이놀즈의 전자담배 브랜드 뷰즈 솔로의 제품 3종을 공식 승인했다. 이번에 판매가 승인된 전자담배 3종은 모두 담배향 제품이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 혹은 디저트향이 들어간 가향 전자담배는 승인되지 않았다.


FDA의 승인을 받아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제조사들은 전자담배 제품이 공중보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성인 흡연자가 담배를 끊거나 줄일 수 있고, 청소년은 중독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FDA는 승인 결정을 발표한 성명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받은 제품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대기 부유물질)이 연초담배보다 독성이 훨씬 적다"며 "담배 사용을 완전히 혹은 현저히 줄이려는 흡연자가 (전자담배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잠재적 이익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위험을 능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시간대 담배연구 네트워크의 클리포드 더글라스 소장은 "이번 승인은 전자담배가 연초담배보다 본질적으로 훨씬 덜 위험하다는 FDA의 과학적 이해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러한 제품이 성인 흡연자가 담배를 끊는 데 잠재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도 분명히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FDA의 이번 결정이 미국 현지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전자담배 업체 쥴의 제품 등 다른 전자담배의 시장 진출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월 미국 전자담배 업체들은 FDA는 심사를 위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시장에서 그들의 제품을 뺄 것을 요구받았다. 500개 이상의 업체가 자사 제품에 대한 평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심사가 완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FDA 전자담배 승인 결정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 목소리도 나온다. 라자 크리슈나무티(일리노이) 민주당 하원의원은 FDA가 공중보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FDA는 니코틴 함량이 높은 전자담배를 승인함으로써 공중보건에 등을 돌렸다"며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전자담배에 허용되는 니코틴양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힐에 따르면 담배 없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CFTFK)은 뷰즈 솔로의 제품들이 캐나다와 영국, 유럽에서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니코틴 농도보다 3배 더 높다고 주장했다.

미치 젤러 FDA 담배 제품 실장은 "모든 담배 신제품이 출시 전에 FDA의 엄밀하고 과학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면서도 "이번 승인은 기존 흡연자들을 전자담배로 유도하는 데 있다. 신규 흡연자가 증가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규제 요건을 준수하지 않거나 청소년들을 포함해 이전에 담배를 피지 않았던 개인들의 흡연이 증가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나타나는지 제품 마케팅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