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봉쇄령 풀리고 쇼핑대목 온다…"의류 OEM株 주목"

(하노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베트남 하노이의 시장에서 주민이 코로나19 면봉 검사를 받고 있다. (C) AFP=뉴스1

동남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움츠러들었던 국내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이 반등을 노린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다소 더뎌진 가운데 올 4분기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소비 시즌을 앞둔 기대감이 속속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공급망 붕괴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기업들을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 의류 OEM 업체들은 지난 7월 말부터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락다운(봉쇄 조치)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으로 꼽힌다. 베트남을 비롯해 주요 생산설비가 집중된 동남아시아 지역의 공급망 붕괴에 따라 재고 부족 사태가 나타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중심의 의류·신발 OEM 업체들의 가동률은 20%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 고객사들의 소매 의류 재고율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시절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사상 최악 수준인 공급과 달리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하반기 들어 백신 접종률이 오르고 델타 변이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진다.


올 3분기 미국의 의류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의류 수입국인 미국 소비 경기의 영향을 받는 업종 특성상 현재 미국의 소비 흐름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 요소다. 올 4분기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대목도 눈앞에 앞두고 재고를 다시 쌓아두려는 수요도 적잖다.

국내 역시 다음 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의류 소비세가 확연하다.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 증가율도 2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크게 타는 여성·남성복 매출이 고성장한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다"며 "글로벌 소비가 강하게 회복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국내 가계 의류비 지출액은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형 OEM 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은 베트남 중심의 봉쇄조치 영향으로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사태가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이번 공급망 대란 사태가 이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성수기를 앞두고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대형 업체로 주문이 집중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베트남 락다운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대형 업체들의 낮은 대체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공급업체 통합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높은 경쟁력과 안정성을 갖춘 공급망 수요가 커진 만큼 향후 바이어들의 오더는 대형 OEM 업체를 중심으로 집중되고,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류·신발 OEM 업체들은 산업 집중도가 낮아 구조조정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베트남 락다운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대형 벤더사에게 매우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단납기 대응에 최적화된 국내 기업의 수주 이행 능력이 부각되면서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봉쇄조치가 3개월 가까이 진행되면서 국내 대표 OEM 업체들의 주가 역시 그동안 부진했다. 지난 5월 2만8400원대까지 올랐던 한세실업은 약 3개월 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영원무역 역시 최대 낙폭이 23.6%에 달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실적 회복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주가도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지난달 이후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은 모두 10% 이상 승상했다. 유정현 연구원은 "공급망 붕괴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생산에 필요한 시간이 길지 않은 의류·신발 품목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주가도 이를 반영해 다시 빠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