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매운맛 봤던 우버...'우티'로 돌아와 내뱉은 말 "이번엔 반드시"

김기년 우티 COO와 톰 화이트 우티 대표(왼쪽부터)는 1일 통합 우티 앱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우티

글로벌 승차공유 공룡플랫폼 우버가 6년 만에 '우티'로 돌아왔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법적 기준이 불분명했던 과거와 달리, 여객자동차법·택시발전법 개정 등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 '티맵'이라는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독주체제인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우버가 글로벌 명성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톰 화이트 우티 CEO(최고경영자)는 1일 우티 앱 출시 온라인 간담회에서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 규모의 한국 택시 시장은 전세계 5대 시장 중 하나로, 우버에게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우버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은 한국이 처음으로, 한국에 대한 우버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티는 기존 우버 앱에 티맵모빌리티의 지도 기술을 더한 통합 '우티 앱'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우버가 티맵모빌리티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1억 달러(약 1147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 1년여 만에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셈이다.

김기년 우티 COO는 타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경쟁력으로 우버의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전세계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차량호출) 업체 중 앞서있는 우버의 기술력과 티맵모빌리티의 맵핑·내비게이션 기술이 만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맹·일반택시기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전국단위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엔 반드시"…6년 전 韓 매운맛 본 우버, 칼 갈았다

김기년 우티 COO와 톰 화이트 우티 대표(왼쪽부터)는 1일 통합 우티 앱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우티

우버는 타다·카카오모빌리티보다 먼저 국내 모빌리티 규제의 쓴맛을 봤다. 우버가 2014년 8월 선보인 자가용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는 택시업계 반발과 정치권 압박으로 7개월 만에 중단됐다. 택시 면허 없이 일반 자가용 차량으로 운송 영업을 하는 건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우버가 주춤한 사이 법적 테두리 내에서 택시호출중개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이에 우티는 간담회 내내 '국내법 준수'를 수 차례 강조했다. 여객자동차법이 보장하는 가맹택시와 택시호출중개사업에 집중하되, 택시발전법 개정에 따른 택시합승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우선 가맹택시인 '우티택시'는 연내 전국 1만대, 내년 2만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맹택시업계 1위인 '카카오T블루'는 올 2분기 기준으로 2만6000대에 달한다. 가맹택시에는 승객이 탑승하기 전 이용요금을 미리 정하는 사전확정 요금제와 수요·공급에 따라 요금제가 변경되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엔 택시합승 서비스 '우티풀(Pool)'도 선보인다. 톰 화이트 대표는 "택시발전법 개정에 따라 내년 초 규제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최적화된 합승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택시합승시장이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요가 몰리는 혼잡시간에 빠른 배차를 돕는 '우티플래시(Flash)'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티 앱 하나로 1만개 해외도시 여행한다"…'포스트 코로나' 기대 국내 서비스에 그치는 카카오T·타다와 달리, 우티 앱의 글로벌 사용성도 강점이다. 국내 이용자는 우버가 진출한 1만여개 해외도시에서 기존 우티앱으로 우버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외국 이용자는 우버 앱으로 한국의 우티택시를 호출할수 있다. 승객과 기사가 언어 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100여개 언어를 지원하는 인앱(In app·앱 내) 메시지 번역기능도 탑재했다.

톰 화이트 대표는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명을 넘었다"며 "팬데믹이 종료되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국내 이용자도 우티 앱으로 해외도시를 편하게 이동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우티 앱을 원활히 이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낮은 국내 인지도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이에 우티는 대규모 할인 공세에 나선다. 11월에 무제한 20% 할인을 제공하는 등 총 100만회의 무료·할인 이동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우티 앱이 낯선 택시기사와 이용자를 위해 24시간 상담서비스도 운영한다. 톰 화이트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이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이 더 많다"라며 "택시 기사에게는 더 많은 자유와 선택의 여지를, 승객에게는 신뢰할수 있는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