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내리지도 않았는데, 기름값 뚝"...유류세 인하 조기종료 가능성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기름값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물가 부담과 더불어 유가 고공행진에 고심하고 있지만, 세제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고유가 대책인 유류세 20% 인하의 시행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동절기까지 유가가 오른다는 전제 아래 세수 손실을 감수하고 유류세율을 대폭 한시인하키로 한 정부로선 난처한 상황이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유가가 현저히 안정될 경우 정부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조기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에 따르면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가격은 78.81달러로 전일 대비 2.53% 떨어졌다. 이달 들어 △1일 84.05 △2일 83.91 △3일 80.86달러로 지속 하락하며 80달러선까지 내줬다. 우리나라의 주수입 유종인 두바이유 가격도 4일 기준 78.95달러로, 전날 대비 1.51% 내렸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국내 소비자들의 유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달 12일부터 내년 4월말까지 유류세를 20% 인하키로 했다. 이번 인하 조치로 휘발유 가격은 ℓ(리터)당 164원, 경유 116원, LPG는 40원 내려갈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최대 0.33%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보게 된다.

만약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유류세 20% 인하라는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정부 입장에선 과도하게 세수 손실만 늘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당초 유류세 인하율로 15%가 거론됐지만, 정부는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유가 전망 등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율을 최대폭으로 끌어올렸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는 약 2조5000억원(국세 2조1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적용에 따른 세수 효과(-2400억원)를 더하면 전체 세수 효과는 2조7400억원에 달한다.


한편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안정될 경우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조기에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월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데, 하락세가 일시적일지 지속될지 지켜봐야한다"며 "유류세 인하폭을 결정할 때 동절기까지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참고했는데, 만일 유가가 크게 안정된다면 유류세 인하기간을 단축하거나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