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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벤처시장 '마중물' 모태펀드 예산 줄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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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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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코로나19(COVID-19)에도 벤처투자시장은 '제2 벤처붐'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4조원을 넘은데 이어 올해는 6조원을 넘어설 것 같다. 지난 30여년 간 정부와 창업기업, 벤처캐피탈(VC) 등 시장참여자들이 벤처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든 결실을 맺고 있다. 벤처기업은 적절한 투자를 받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은 우리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세계 유니콘 762개사 중 국내 기업은 11개사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성장 자금조달은 국내 자본보다 해외자본 위주로 이뤄진다. 앞으로 유니콘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자본의 기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규모가 큰 벤처펀드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필요가 있다.

정부 출자가 '마중물'로 물꼬를 트면 민간 자금이 대규모로 벤처투자로 흘러갈 수 있다. 민간자금 유입을 위한 첫 번째 유인책은 세제지원 확대다. 국내 일반 법인이 벤처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공제비율을 상향하거나 양도차익 비과세 대상에 일반 법인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이 있다. 민간 자금이 유입되는 성과는 세금 감면 규모에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투자를 늘리는 다음 방안은 민간 모태펀드 결성 확대다. 최근 대기업 등이 민간 모태펀드 조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한국IT펀드가 대표적인 민간 모태펀드다. 다만 여전히 정부 모태펀드의 투자영역이나 규모에 비교하면 미흡하다. 민간 출자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운영구조로 설계된다면 정부 모태펀드와 역할분담을 통해 벤처투자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민간 투자자, 뛰어난 벤처창업가들이 각각 한 축을 맡아 이끌 벤처생태계가 우리경제의 날개 역할을 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면 가슴이 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적, 제도적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민간이 제2 벤처붐의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이다.

그런데 미래 청사진을 어둡게 하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들린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인 청천벽력 같은 얘기다. 유니콘 성장을 돕는 스케일업펀드 관련 예산도 정작 그 투자수요에 비하면 태부족인 상황이다. 미래 성장분야 벤처기업을 발굴하거나 뛰어난 청년창업자를 찾는 정책펀드 예산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민간 투자수요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을 줄일 때가 아니라 더 늘려야 할 시기다. 최근 몇 년새 벤처투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여전히 선진국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내외 경제환경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경사가 급한 산을 오르면서 앞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도록 다리에 한참 힘을 주고 있는데 예기치 않은 시점에서 휴식이 주어진다면 이를 환영할 등반자가 있겠는가.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 삭감은 기껏 달궈온 엔진을 꺼트리는 일이다. 벤처펀드 결성액은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 변동폭의 다섯 배 이상으로 변한다. 예산 2000억원이 줄면 결과적으로 1조원 이상이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이 영향은 한 해로 끝나지 않는다. 벤처펀드 결성액은 해당연도 뿐만 아니라 그 후 수 년간의 벤처투자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파급력도 작지 않다. 벤처창업과 투자는 20~30대 청년 일자리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벤처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태펀드 출자는 시중자금을 미래의 먹거리 준비에 쓰여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벤처투자자금은 일회성 소모자금이 아니라 투자 후 성과를 덧붙여 회수돼 재투자되는 자금이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가 기우로 끝나기를 바라는 게 국내 투자자, 스타트업 등 벤처생태계 구성원들 모두의 바람이다. 내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벤처생태계를 대표해 간곡히 요청한다. 벤처투자는 쉬어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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