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 쏘는 롯데케미칼···탈탄소·배터리 소재 국산화, 다 잡는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CCU 실증설비/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국내 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 적용 방식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 실증을 완료, 총 6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해당 시설을 연계한 이차전지 소재 연관 사업에도 총 3000억원을 투자해 K-배터리 소재 국산화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기체분리막 적용 CCU 설비란? 환경오염 적고, 공정 간단, 효율성 높다는 '강점'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은 국내 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설비 실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돌입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3월 여수 1공장에 CCU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9개월 동안 실증 운영, 탄소 포집용 기체분리막의 성능 검증을 완료한 데 이어 실증 과정에서 수집, 분석한 데이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설비 상업화를 위한 설계 단계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경제성 검토를 거쳐 2023년 하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약 600억원을 투자, 대산공장에 연간 약 2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CO₂) 포집 및 액화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번에 실증 완료한 기체분리막 기반의 탄소포집 설비는 화학 성분의 흡수제를 사용한 습식·건식 포집 설비보다 환경오염이 적고 공정이 간단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운영비와 작은 부지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고분자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강소기업 '에어레인'과 손잡고 CCU 사업화에 나섰다. 지난 9월 국내 화학사 최초로 조성한 500억원 규모의 ESG 전용펀드를 활용해 에어레인에 50억원 규모로 지분 투자하고 친환경 기술확보를 위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CCU 기술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포집된 CO₂의 제품·원료화 및 기술 라이선스 확보로 미래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공장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CCU 설비 상업화를 실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CCU 파일럿 설비 개요도/표=롯데케미칼

친환경 배터리 소재사업도 강화···소재 국산화에 '일조'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EC(에틸렌 카보네이트), DMC(디메틸 카보네이트)와 플라스틱 소재인 PC(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로 투입하는 한편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을 외부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 유기용매다. 양극과 음극간 리튬이온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리튬염을 잘 용해시켜 리튬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로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소재의 국산화에도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고순도 EC, DMC 생산 설비 및 연관 사업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CCU 설비를 통해 원료를 내부 조달하여 원료·제품의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수익성 향상은 물론,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 확대에 발맞추어 사업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설비 확장 및 그린메탄올 생산 등에 CCU 기술을 적용하여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규모를 2030년까지 연간 50만톤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및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은 물론 국가적인 탄소중립정책을 석유화학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실현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롯데그룹 화학군이 올해 2월 발표한 ESG 경영전략 'Green Promise 2030'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성장 및 친환경 사업확대를 중점 추진 중이다. △친환경사업 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을 10조원, 리사이클 소재 를100만톤 확대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증가 없는 탄소중립성장을 펼쳐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