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이재용 말한 '냉혹한 현실', 피말리는 차세대반도체 전쟁"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려 하고 있으며 차세대 반도체 등 새로운 분야가 우리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반도체 한국을 추월하겠다며 일본과 중국이 질화갈륨등 차세대반도체 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냉혹한 현실'속에는 현기증 날 정도의 '피말리는 전쟁'이 이렇게 펼쳐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박영선 페이스북

그는 질화갈륨을 이용한 웨어러블(Wearable) 반도체 개발자인 김지환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를 만났다며 "세계는 지금 실리콘반도체 이후를 준비하는 차세대반도체 연구가 가열차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김 교수가 아모레퍼시픽의 요청으로 만든 웨어러블 반도체 샘플을 손목에 붙인 사진도 공개했다. 피부 상태를 측정해 맞춤형 피부관리가 가능 하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김 교수는 질화갈륨 이용방법 특허를 갖고 있으며 관련 회사도 세웠다.

김 교수는 박 전 장관에게 "딱딱한 기판 없이 전자회로만 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전자기기, 즉 피부에도 붙일 수 있는 웨어러블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어디나 붙이고 쌓을수 있기 때문에 신체, 자동차, 기계등의 표면에 쌓아올리는 IoT(사물인터넷) 전자기기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미국 출장 후 귀국길에 말한 "냉혹한 현실"에 대해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낡고 비생산적인 말싸움을 보면 가슴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줄곧 언급해 온 차세대반도체, 양자컴퓨터, 융합바이오가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대전환의 3대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에 따르면 실리콘을 잇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자로 떠오른 게 질화갈륨(GaN)이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4인치 크기 실리콘반도체 웨이퍼가 25달러라면 이 사이즈를 질화갈륨으로 만들 경우 5000달러 정도가 든다.

김 교수는 다른 재료에 잘 달라붙지 않는 '그래핀'의 특성을 활용, 기판 위에 그래핀을 올려두면 기판의 손상 없이 회로를 분리해 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김 교수는 한 대의 프린터로 여러 장의 인쇄물을 찍어내듯, 기판 한 개로 여러 개의 전자회로를 찍어낼 수 있다며 이 기법을 "전자회로 복사기"'라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이렇게 되면 질화갈륨과 같은 소재를 활용한 화합물 반도체를 전력반도체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2017년 학술지 '네이처'는 반도체 웨이퍼 기판을 무한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제조기법을 개발한 김지환 교수의 연구결과를 표지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