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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없고 머크 효능 30% '뚝'…'재택치료 강행' 정부의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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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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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치료 공백 두 달, 시험대 선 K-의료(上)

[편집자주] 무책임하게 시작된 일상회복으로 초유의 '치료공백' 위기가 빚어졌다. 당국의 예상을 벗어난 확진자와 중환자 급증에 이미 병상은 포화상태지만 내년 1월 중순에야 6944병상이 추가된다. 이 같은 병상 부족에 전체 확진자의 60% 이상이 재택치료중이지만 집에서 바이러스를 치료할 경구용 치료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연내 도입되더라도 물량이 대량으로 풀려 방역 효과를 기대할 만한 시점은 내년 2월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한두달은 방역의 3대 축인 조사·진단·치료 중 치료의 공백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공백기에 의료기관에서 정맥 주사방식으로 처방되는 국산 항체 치료제가 경구용 치료제의 빈 자리를 채울 가능성도 있다. 공백기를 잘 넘기면 의료체계 개선의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 논의에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보건의료 전반이 중요한 변곡점에 선 셈이다.
병상없고 머크 효능 30% '뚝'…'재택치료 강행' 정부의 돌파구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진 70대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A씨는 폐질환을 앓고 있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분류됐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지 5일간 집에서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병상 여력이 바닥난 현재, 치료의 핵심 공간은 '내 집'이 됐지만 스스로 먹고 바이러스를 견딜 경구용(먹는) 치료제는 아직 국내엔 없다. 11월 1일 일상회복 전환 후 지금까지 A씨처럼 병상 대기중 숨진 확진자는 이미 50명을 넘었다.

준비없이 시작한 일상회복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이날 일일 사망자가 사상 첫 100명을 넘어섰고, 위중증 환자 역시 사상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병상 대기중 사망자가 속출한 가운데 정부는 대규모 병상 확충에 나섰지만 내년 1월 중순은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경구용 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의료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연내 도입되더라도 내년에야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려 재택치료가 '치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이미 일상회복 한 달전 병상 확충과 재택치료 준비가 안돼 일상회복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뒤늦은 대응 탓에 앞으로 1~2달 '치료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22일 중증·준중증병상 1578병상, 중등증병상 5366병상 총 6944병상을 1월까지 새로 확충하기로 했다.

앞서 시행된 행정명령을 신속히 이행해 2073병상을 확보하는 한편,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 대상 추가 행정명령 조치를 내려 622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국립중앙의료원 등 일부 공공병원을 통해 499병상을 확보하고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은 650병상, 감염병전담정신병원은 100병상 확충한다. 거점전담병원도 추가로 3000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병상 확보 관련 특별 지시에 따른 조치다. 문 대통령은 중증환자 진료에 국립대 병원 의료 역량 집중, 수도권 소재 공공병원의 감염병 전담병원 전환 등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미 일상회복 전환에 앞서 준비됐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진작에 했어야 하는 조치"라며 "불이 나면 소방대원이 가야지 민방위가 끄는 게 아니며 국공립의료원이 먼저 달려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번 병상 확충 조치가 효과를 내려면 최소 1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재원 환자의 전원, 병상 구조 변경 등으로 (추가병상은) 1월 중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치료 대응의 핵심 공간은 의료기관이 아닌 확진자의 '집'이다. 병상 부족탓에 이미 전체 확진자의 61.5%가 재택치료중이다. 이 비중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주간인 10월 31일~11월 6일 22.3% 수준이었는데 불과 두달여 만에 60%를 넘겼다. 병상이 대규모로 확충되기 전까지 재택치료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작 집에서 환자 스스로 치료가 가능한 경구용 치료제는 빠졌다. 처음부터 경구용 치료제는 의료계에서 재택치료를 '치료'로 작동케 할 마지막 퍼즐조각으로 통했다. 정부는 머크(24만2000명분)와 화이자(7만명분) 등 경구용 치료제를 선구매 계약한 상태다. 내년 2월부터 이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었는데 방역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도입 시기를 연내로 당기기 위한 협의를 해외 제약사들과 진행 중이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화이자 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와 머크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내 도입이 극적 성사된다 해도 실제 치료와 방역에 보탬이 되려면 내년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계약 물량을 고려하면 순차적으로 도입될 우리 물량의 초기 공급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내년 2월은 돼야 의미있는 물량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 일부에선 내년 2월은 돼야 본격적 도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최대 두달이 될 수도 있는 병상과 경구용 치료제 공백은 방역은 물론 의료체계 전반에 쓰나미가 될 우려가 있다. 재택치료자에 제공되는 키트는 체온계와 해열제,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전부다. 키트를 들고 집에서 불안에 떨다 쓰러져가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이미 11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병상 대기중 사망자 수만 52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재택치료 불안과 함께 이날 전체 신규 사망자는 109명 발생해 처음으로 일간 기준 100명을 넘겼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전 타미플루처럼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치료제를 주며 집에서 요양하라고 하면 그것이 온전한 의미의 재택치료"라며 "지금의 재택치료는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백을 잘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국산 항체치료제가 조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지 않은 현재 사실상 유일한 치료옵션이다. 정맥 주사방식으로 투여하는 렉키로나는 그동안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환자에 처방됐지만 최근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외래진료센터에서도 처방되기 시작했다. 재택치료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국산 치료제가 방파제 역할을 하는 동안 강화된 거리두기가 효과를 내 공백을 막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재택치료를 통한 감염병 대응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해묵은 화두인 원격의료 도입 논쟁에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며 "이번 위기를 통해 보건의료계 전반이 시험대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효능 50%→30%" 불안한 머크 먹는약…결국 "또 화이자" 뒷북?


병상없고 머크 효능 30% '뚝'…'재택치료 강행' 정부의 돌파구는
코로나19(COVID-19) 경구용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쥘지 다시 안갯속이다. 머크가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며 세계 경구용 치료제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화이자가 머크를 넘어선 임상 결과를 토대로 먼저 FDA 승인을 받아서다. 설상 가상으로 머크 치료제 효능은 당초 발표보다 크게 내려갔다. 이는 재택치료 급증으로 경구용 치료제 도입을 기다리는 국내 의료체계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가장 빨리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 치료제가 머크인데 도입이 늦춰지고 실전에서 별다른 효능을 내지 못하면 그만큼 방역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구용 치료제 연내 도입이 성사돼도 재택치료발 위기가 우려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불안한 머크…"또 화이자?"

22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머크의 주가는 지난 달 4일 대비 16.5% 하락한 75.6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면 화이자 주가는 59.35달러로 같은 기간 35.3% 뛰었다.

제약업계는경구용 치료제 샅바싸움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주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양사 주가의 희비가 갈린 분기점인 지난 달 4일은 화이자가 자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입원과 사망 경감률이 최대 89%라는 임상 결과를 발표한 시점과 맞물렸다. 팍스로비드를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에 복용하면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있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입원과 사망 위험을 89% 줄여주고 5일 이내에 복용하면 85% 내려준다는 결과였다.

이는 지난 10월 머크가 공개한 치료제 효과를 훌쩍 뛰어넘은 결과였다. 당시 머크는 회사가 개발중인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입원과 사망률을 50% 떨어뜨린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머크가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내놓은 뒤 한 달여 간 국내에서도 머크가 세계 치료제 공급을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머크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곧바로 FDA에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화이자의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상황이 반전됐다. 여기에 더해 머크 치료제는 효과가 하향되기도 했다. 지난 달 26일 공개된 미국 FDA의 머크 치료제 사전 검토자료에 따르면 해당 치료제의 입원 및 사망률 감소 효능은 기존 50%에서 30%로 수정됐다.

머크와 화이자 치료제는 복용기간(5일)과 가격(약 700달러)이 일단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작용 방식은 전혀 다르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에 오류를 주입해 바이러스의 자가 복제를 막도록 설계됐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효소를 차단해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 방식의 치료제다. 이 같은 작용 방식 차이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세계 경구용 치료제 공급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작용방식 차이도 일단 머크에 불리할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된다. 머크 치료제 주요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처럼 끼어들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사람의 유전자 발현에도 오류를 일으켜 암이나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과 영국도 이 같은 위험성을 긴급승인 과정에 반영했다. 미국은 임신부에 대한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고 영국도 임신부나 수유기 여성은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결국 22일(현지시간) 머크보다 뒤늦게 FDA 긴급승인이 신청된 화이자 치료제가 먼저 승인을 받았다
병상없고 머크 효능 30% '뚝'…'재택치료 강행' 정부의 돌파구는

◇머크·화이자 샅바싸움, 국내 의료체계에도 변수

효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머크와 화이자의 세계 공급망 장악 샅바싸움은 단순히 그들만의 경쟁이 아니다. 경구 치료제 없이 급증하는 재택치료 환자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 의료체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지적이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도입 시점을 내년 2월에서 연내로 앞당기기 위한 협상을 해외 제약사들과 진행 중인데, 당초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심사 절차상 가장 빨리 들어올 수 있는 치료제가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머크 치료제가 국내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식약처는 지난 달 17일 머크 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접수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데 낮은 치료효과와 부작용 가능성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한 의료계 관계자는 "입원·사망 예방률 50% 정도는 돼야 재택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낼 것"이라며 "30% 정도의 효능은 상당히 부족해 보이며 현재 재택치료의 불안을 빠르게 걷어주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고 최근 식약처에서도 승인 절차가 시작됐지만 국내에 실제 도입돼 치료에 보탬이 되는데는 이 역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치료제는 국내에서 머크 치료제보다 약 한달 뒤 식약처 긴급사용 승인 신청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구용 치료제 대부분의 개발이 좌초된 데다 현재 진행중인 곳도 현장 투입까지는 긴 시간이 남았다"며 "결국 머크와 화이자 치료제 도입이 가장 빠른 대책인데 이 역시 변수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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