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외산 태블릿, 잇단 한국행...'아마존 킨들' 출시도 초읽기

아마존의 태블릿PC인 킨들 파이어와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 페이퍼가 국내 첫 상륙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던 국내 태블릿 시장도 레노버와 샤오미 등 중국 제품부터 아마존까지 소비자 선택권이 한층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콘텐츠 왕국'을 꿈꾸는 아마존이 10만원대 초저가형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태블릿 시장은 물론 OTT 시장까지 파고들지 주목된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달 28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자사 태블릿 제품인 '킨들파이어HD 7 9세대(모델명 M8S26G)'와 이북 제품인 '킨들페이퍼 화이트 4세대(PQ94WIF)'의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에 앞서 '킨들파이어HD 8 10세대(K29A5E)' 모델 역시 지난해 11월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 HD8./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적합성 평가는 전자기기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절차로, 통상 출시 준비를 대부분 마친 시점에서 이뤄진다. 빠르면 평가 받은 뒤 한 달 내에 해당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 킨들파이어와 킨들페이퍼 모두 현재까진 미국과 일본 등에서만 출시됐으며, 한국에서 출시된 적은 없었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킨들파이어는 초저가를 무기로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38%)이 차지했으며, 2위는 삼성전자(17%)다. 그 뒤를 레노버(9%)와 아마존(8%)이 잇고 있다. 특히 킨들파이어는 가장 최신형의 최고 사양 모델인 HD10 32GB 플러스 모델도 출고가가 179.99달러(약 21만원)다. 기존 출시 모델의 경우 해외 직구로 구매해도 배송비 포함 1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킨들페이퍼 역시 해외 직구 시 13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아마존 킨들파이어는 '넷플머신'이라고도 불린다. 저장용량이 최대 32GB에 불과하고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탓에 구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별도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가격 대비 우수한 배터리 용량(6300mAh, 12시간 사용 가능)과 10인치 스크린 등 사양 덕분이다. 인터넷 강의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용 단말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 킨들페이퍼./사진=아마존

레노버·샤오미에 이어 아마존도 국내 중저가 공략 참전 업계에선 아마존 킨들파이어 출시 전망과 함께 11번가와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아마존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지난해 8월 해외 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만약 국내에서 공식 출시한다면 11번가를 통해 판매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 SK텔레콤과 아마존이 상호 지분 투자 등 '동맹관계'를 맺은 만큼, SK텔레콤을 통해 킨들파이어 등이 판매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마존이 킨들파이어 등에 자사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콘텐츠 서비스를 연계해 출시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다만 SK텔레콤과 11번가는 현재까지 관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SK텔레콤 관계자는 "보통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되는 단말은 모바일 회선 개통까지 가능한 셀룰러 제품들"이라며 "킨들파이어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마존이 전파 인증을 통과한만큼 국내 출시는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원격근무와 온라인 교육, 재택근무가 계속 연장되면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중저가 보급형 태블릿PC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태블릿PC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가 양분하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을 외산 브랜드가 파고드는 모양새다. 레노버는 지난해 5월 P11에 이어 지난달 P12를 내놨다. 샤오미도 7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미패드5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