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3수' 안철수, 마침내 두자릿수…단일화 딜레마도 뚫을까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5/뉴스1

'대선 3수'만에 기회가 오는 걸까, 찰나의 반짝임일까.

줄곧 낮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마침내 두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하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국민의힘 '내홍'의 결정적인 수혜자로 떠오르면서다.


안 후보 주가가 뛰면서 보수 야권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가 종종 거론된다. 그러나 여야의 '선수'들은 단일화가 불가능하거나, 쉽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安 서울-2030-중도층 상승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는 12.9%로 3위를 기록했다. 순위보다는 10%를 넘은 기록이 눈에 띈다.

지난 조사에서 안 후보는 7.5%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5.4%p(포인트) 올랐다. 거의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상승했다. 안 후보는 지난 조사 대비 TK(대구경북)에서 0.8%p 하락했지만 호남과 서울에서 각각 10.8%p, 8.5%p 상승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강세인 서울에서도 8%p 이상 뛰어올랐다. 이재명 후보는 37.6%, 윤석열 후보는 29.2%다. 주요 당 후보가 결정된 뒤 본선 국면에선 처음 1~3위 후보가 나란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KBS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10.6%로 첫 두자릿수를 찍었다. 이재명 후보 39.1%, 윤석열 후보 26.0%다. 윤 후보 지지세 일부가 안 후보로 갔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진통을 겪고 윤 후보가 각종 리스크 악재를 만났다. 윤 후보를 지지했던 청년층과 중도층 일부가 안 후보에게 눈을 돌린 걸로 풀이된다. 2030세대만 따로 조사한 결과도 이를 보여준다.
전망① 완주시 정권교체 못하므로 단일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4일 조사, 5일 발표한 결과 전국 만 18~39세 남녀 중 33.4%가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뽑겠다고 답했다. 더욱 눈에 띈 것은 안철수 후보 19.1%, 윤석열 후보 18.4%라는 결과다. 안 후보와 윤 후보의 격차는 0.7%p(포인트)다. 비록 오차범위 이내의 접전이지만 안철수 후보가 2위를 차지하고 윤 후보가 3위다.

이념성향 중도층에서도 이재명 후보 28.9%, 안철수 후보 23.8%, 윤석열 후보 19.0%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단일화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불가피론. 안 후보가 아무리 올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며 따라서 단일화하지 않고는 그의 출마 명분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어렵단 얘기다. 만약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큰 차이없이 보수표를 분산한 채 '완주'하면 당선은 더 멀어진다는 주장이다.
전망② "15% 득표시 선거비 전액보전" 여권 현역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민주당 선대위 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선 득표율) 10%면 반절 보전되고 15%면 선거 비용 전액 보전이 된다"고 짚었다. 이어 "그게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선 이후 3개월 후에 지방선거가 있다"며 "10%, 15% 득표하고 선거 비용 보전받고 지방선거에서 연동이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15%를 넘겨 완주한 다음 지방선거 등 '훗날'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행자가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를 쉽게 받아들여줄 이유가 없겠다'고 하자 조 의원은 "거기다가 (단일화 할 경우) '또 철수했냐'는 것까지 따라오기 때문에 그렇게 쉽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2022.1.5/뉴스1

전망③ "安 오르든 멈추든 딜레마"민주당과 합당하는 열린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추진에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3월 9일 대선을 이기는 게 물론 가장 큰 목표겠지만 안됐을 경우 플랜비(plan B)도 가동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 체제를 재편하는 건 그 이후까지 생각을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도 다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플랜비'에 대한 염두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되는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점점 빠져서 10%가 됐던 그 에너지가, 이걸 다시 복구하기 쉬울까라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10%대 정도에 머물고 있다면 단일화해도 효과가 크지 않은 그런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머니투데이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전망④ "국민의힘 후보교체? 조건 다 맞으면"여권의 비관적 전망은 '희망사항' 성격도 있다. 단일화 없이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모두 완주해야 이재명 후보가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물론 보수 진영도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보곤 한다.

보수 논객으로,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인위적인 단일화는 감동의 효과가 떨어져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 4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거쳐 윤 후보를 지원해줄 가능성에 대해 "우주가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니냐"며 "(안 후보가) 절대 그런 생각 안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한다면서도 국민의힘 후보교체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봤다.

그는 "후보 교체 얘기가 나오려면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이 두 자리 숫자로 벌어져야 하고, 그 다음에 여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이 뭐냐. 제일 중요한 게 현역 의원들, 당의 원로급들 사람들, 또 하나는 보수 언론"이라며 "그 3가지가 같이 '바꿔야 된다'고 하고 밀고 나오면 윤석열 후보가 어떻게 당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대성디폴리스지식산업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만이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단일화하거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보다 자신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과 관련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갤럽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