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붕괴사고' 책임자 등 9명 추가 입건…납품업체 압수수색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크레인에 탑승해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이 '광주 신축아파트 공사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 등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업체 관계자, 감리 등 총 9명을 추가 입건했다. 또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건축법 위반으로 입건했던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씨(49)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추가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날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을 포함한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감리 3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형사 입건된 피의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공사현장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개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납품자료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통해 콘크리트 타설 공정에 대한 하청업체 계약 관계와 공사 진행에 불법 정황이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 볼 계획이다. 또 현장에 납품된 레미콘에 시멘트 배합 비율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품질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량 시멘트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확보했고 압수수색 이외 다른 방법으로도 불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붕괴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고 붕괴에 책임있는 관련자는 반드시 상응한 처벌이 되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실종된 근로자 5명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현장 관계자 대상 수사가 조금 늦춰지고 있다"며 "안전 조치가 마무리되면 현장 책임자 수사도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12일부터 철근·콘크리트 회사 등 하청업체 3곳과 공사현장 내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감리사무소, 관련 업체사무소 등을 순차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설계도면과 작업일지, 감리서류 등을 확보했다.

하청업체 3곳은 콘크리트 공사를 하청받아 직접 공사를 시공했거나 장비 등을 공급한 곳들이다. 경찰은 하청 과정에서 재하도급 정황 등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도 들여다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약 한 달 전 옆동인 203동 39층에서도 콘크리트 타설 이후 4~5m 가량 건물 일부가 주저앉았다는 진술과 관련 사진을 확보하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해당 사실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에 보고됐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7분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곧바로 광주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붕괴원인과 현장 안전관리 전반을 수사 중이다. 이 사고로 내부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6명이 연락 두절됐고 이날까지 1명만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