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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 잊힌 권리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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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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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 제4부는 서울 지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이뤄지는 방역패스와 청소년 방역패스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었다.

법원 결정문은 우리가 한동안 잊고 있던 권리를 상기시킨다. 바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이다. 이들 권리를 보장하려면 자기운명은 자기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자기 신체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모든 국민은 자의로 질병 치료나 예방조치를 받을지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말이 된다.

한편으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또한 헌법에 나온 내용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효율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진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가 그 중 하나다. 의료체계 붕괴를 막으려면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중증화율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재판부는 일부 다중이용시설이나 감염취약시설, 대규모 집회 등에 방역패스를 도입하는 것 자체의 공익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역패스가 생활 필수시설에까지 합리적 이유 없이 적용된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생활필수시설에 해당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일률적으로 방역패스 적용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또 백신 접종이 신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청소년은 스스로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보장할 필요성이 성인에 비해 크다고 판단했다.

200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딱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역조치를 시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의 기본권 제한이 대표적이다. 국민은 집회와 종교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자영업자들은 영업활동이 제한됐다.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로 국민은 따라야 했다. 하지만 일부 내용은 '신중함'이나 '합리성'과 거리가 멀었다. 국민은 방역지침이 어떤 논의를 거쳐 결정되는지 알 수 없었다. 정부를 대표해 법정에 나온 담당 공무원조차 방역패스의 목적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을 정도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불합리한 내용이 일부 수정되긴 했지만 종교행사와 일반 행사·집회에 모임인원 차별을 두는 것 등 일관성과 형평성에 의구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

미접종자를 고립시키는 다양한 정책은 앞에서도 봤듯 극단적으로 위헌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그만큼 무리를 해서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을 따랐을 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지도 못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1100여 건의 발생했지만 인과성을 인정한 경우는 두 건 뿐이다. 국가가 책임져주지 않는 '각자도생'이 'K-방역'의 현주소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현실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전가의 보도였다. 기본권 제약은 최소한도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지면 결과는 뻔하다. 국가가 국민을 모든 영역에서 통제하는 전체주의가 친숙해진다. 국민은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바람직한 행복의 형태를 국가가 제시하고, 국민은 그것을 일사분란하게 따르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는 없다. 사법부의 이번 결정이 잊힌 권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죽비가 됐으면 한다.
코로나 2년, 잊힌 권리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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