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여할때는 백신 패스 없어도 된다"…佛 '백신 패스' 뒤집은 헌재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교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2.1.14./사진=(마르세유 AFP=뉴스1)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 격인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논란이 일은 코로나19 '백신 패스'에 대해 조건부 합헌 결정을 내렸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24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이날 백신 패스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패스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16세 이상은 백신을 맞거나 항체가 있어야만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할 수 있다. 기존에는 미접종자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헬스 패스'로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안 된다는 의미다.

이날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정치적 집회에 참여할 때는 백신 패스가 없어도 된다고 프랑스 정부의 판단을 일부 뒤집었다.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의견을 표현할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개선될 경우 곧바로 백신 패스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헬스 패스를 백신 패스로 변경하는 법안이 지난 16일 하원을 통과했다. 이후 좌파 사회당(PS)과 극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등이 크게 반발하며 위헌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했으나 이날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조건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프랑스에서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백신 패스가 하원을 통과하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에는 수천명이 거리에 나왔다. 시위대는 자신이 프랑스 정부에 의해 2류 시민처럼 느껴지게 됐다고 분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4일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미접종자를 정말로 화나게 만들고 싶다"며 "이들을 끝까지 계속 화나게 만든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40만85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18일의 46만4769명 기록보다는 소폭 줄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프랑스에서는 77.9%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12세 이상에서는 90.6%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