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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천 배 수익도 가능…바이오社 '라이선스 아웃'만 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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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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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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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흠 켄싱턴-에스브이 글로벌(KSV) 대표 파트너/사진제공=KSV
정태흠 켄싱턴-에스브이 글로벌(KSV) 대표 파트너/사진제공=KSV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백신에 활용된 mRNA(메신저RNA) 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바이오 분야 혁신 열풍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바이오산업을 보는 시각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후보 물질 발굴부터 개발, 수차례의 임상 등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성공했을 경우 소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바이오 기업에 돈이 몰리는 등 거품과 고평가 논란도 지속된다.

그럼에도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문제 해결뿐 아니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지금 바이오산업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만큼은 이견이 없다.

미국 보스턴 소재 펀드 켄싱턴-에스브이 글로벌(Kensington-SV Global Innovations, KSV)의 설립자 겸 대표 파트너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텍 기업 클린 나노메디슨의 CFO를 맡기도 한 정태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정 대표는 바이오벤처캐피털리스트 1세대로 한국 최초의 바이오텍 펀드를 결성했다. 그는 제넥신, 메디톡스, 크리스탈지노믹스, 바이오니아, 아미코젠, 세원셀론텍, 바이오톡스텍, 안트로젠, 제노포커스, HLB제약, 바디텍메드 등 약 30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바이오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투자자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 시장은 어떠했나?
▶바이오 종목 주식은 2020년부터 2021년 2월 초까지 다른 업종의 수익률을 압도하는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그 후 수직 하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폭락했다. 유의해서 볼 부분은 기업 가치 200억 달러 이하의 바이오텍들은 2021년 고점 대비 약 50%가 하락했는데, 200억 달러 이상인 초우량 바이오텍들은 2021년 한 해 11%가 상승했다. 이는 한국의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바이오산업의 화두와 전망은 어떠한가?
▶2020년 mRNA로 대표되는 기술 분야 이노베이션 열풍은 올해도 신약 타깃, 약품 생산, 약물 전달 분야에서 계속되며 바이오 회사들의 가치 상승을 견인할 것이다. 다만 많은 회사들이 실패를 겪는 등 이러한 성장통이 전체 시장에서 수익률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낫적혈구병, 희귀림프종 등 희귀병 분야나, 비슷한 유망 타깃에 너무 많은 회사들이 몰리는 것도 수익률을 낮출 것이다.

M&A(인수합병)의 경우 자금력이 풍부한 빅파마들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텍 인수가 활성화되면서 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생각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미 FDA의 새로운 사령탑인 자넷 우드콕 박사가 과거 전임자들과 비교할 때 혁신적인 시도에 관대한 성향을 가진 것으로 판단돼, 많은 혁신 신약들이 허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매우 중요한데, 예를 들어 10년 전 FDA 항암신약 허가 담당자의 부인이 암으로 사망 후 그다음 해에 많은 항암제가 신약 허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결정하기 때문에 누가 의사결정을 하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주요 투자자의 70%가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 항암제와 면역치료제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되며, 유전자치료제가 계속 시장을 주도해 요즘 각광을 받는 RNAi나 항체약물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s)가 동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바이오텍의 고평가 논란은 어떻게 보나?
▶7년 전 당시 조 단위 가치의 바이오텍이 미국에서 투자·M&A를 할 때 한국보다 3배가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한국 바이오산업도 최근 급격한 발전을 거듭해 미국 바이오텍과 차이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과대평가되는 회사가 없지 않다. 워런 버핏의 말처럼 썰물이 빠졌을 때 비로소 누가 발가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바이오텍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한국 회사들은 일단 기술력에 대한 검증을 위해 다른 것은 제쳐두고 '라이선스 아웃'(기술이나 지적 재산권이 들어간 상품의 생산과 판매를 타사에 허가해 주는 것)에 주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상장은 비상장대로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상장사는 또한 부풀려진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라이선스 아웃에 집중한다.

물론 라이선스 아웃이 의미가 있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요건이 되지만 이제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릴 때다. 길리어드의 예를 들면 1992년 2억 5000만 달러의 가치로 상장 후에 세일즈와 임상 능력이 부족해 타미플루를 로슈에 기술 수출하는 등 현재 R&D에 집중하는 한국 바이오텍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02년 흑자전환 후 걸어온 길을 분석해 보면 첫 HIV 치료제인 비리어스를 출시하며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HIV 치료제 블록버스터를 성공시키며 임상능력까지 키워 2008년 500억 달러 가치로 올라섰다. 이후 파마셋을 인수하는 등 M&A와 마케팅 능력까지 갖춰 1000억 달러 시가총액 시대를 연다. 이는 한국제약사나 바이오텍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진 연구에 집중하며 기술수출에 몰두했지만 이것은 반대로 보면 씨앗을 헐값에 넘기는 것과 다름없다. 내부 역량을 더 키워서 열매로 성장시킨다면 몇백 배 몇천 배 수익도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바이오 업계에 조언을 한다면?
▶미국에서 한국 바이오업계의 일련의 임상 관련 부정적 사태를 보면서 느낀 점은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미국 상장사를 경영하면서 상장 후 주가 폭등과 대규모 임상 실패 시 주가 하락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무엇보다 내부적인 리스크 메니지먼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투자자들도 트렌드나 기술적 매력도에 매몰돼 이러한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오 특히 신약 분야는 투자 시 임상 관련 이벤트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므로, 신약개발 계획과 총체적인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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