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장관 "K택소노미에 원전 빠져도, 수출 문제없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신희동 기획조정실장, 주영준 산업정책실장, 강경성 에너지산업실장을 비롯한 실·국장이 배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산업부 주요 현안업무 등을 발표한 후 출입기자단의 관심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이하 K-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이 빠졌더라도 (원전의)수출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원전 수출시 금융지원을 담당하는 수출입은행이 K-택소노미가 아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을 따르므로 적절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대선 국면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선 산업부 내 산업과 에너지 부문이 별도의 부처로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도 밝혔다.

문 장관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전을 수출할 때, 우리 수출입은행 파이낸싱을 따라가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K-택소노미 보다 OECD의 ECA(수출신용기관)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판단하게 된다"며 "(K-택소노미 원전 제외가) 직접적인 원전수출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수출입은행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K-택소노미에서 원전이 최종적으로 빠지더라도 OECD 기준에 따라 금융지원여부를 판단하게 되기에 실제 수출에는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의 '그린(Green) 택소노미' 논의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지켜보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EU 집행위원회에서 그린 택소노미 관련해서 원전을 포함하는 내용의 초안을 냈지만, EU 내에서도 입장이 반반으로 갈려 논쟁 중"이라며 "4~6개월의 시한을 두고 계속 협의를 거쳐서 갈 부분이기 때문에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원전의 해외수출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폴란드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문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우선협상국 5개를 정한 이후 절차를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며 "우리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성공적으로 상업운전하는 것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의깊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걸 강조하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2.1.25/뉴스1

체코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진도를 빠르게 나가고 있으나 지난해말 정권이 바뀌어 변동성 문제가 생겼다"며 "다만 새 정부도 원전정책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본격화 되더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한국은 최근 UAE 바라카 원전을 우리가 성공적으로 기한내 주어진 예산에서 완공한 성과를 바탕으로 타국에 어필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사우디는 (UAE와)같은 사막에 지어야하는 상황이라 기회가 활발해지는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을 통한 수소 생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나타냈다. 문 장관은 "원전에서 나오는 수소가 친환경이냐에 대한 논의가 국제적으로 있고, 경제적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산업부도 연구해야될 부분이고 간과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기술적인 부분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원전이든 수소든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차기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선 에둘러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내놓은 대선 공약을 통해 환경부의 기후부문과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을 합쳐 탄소중립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새로운 부처(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장관은 "차기 정부에 관련된 것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단, 업무를 하면서 느낀 건 지금의 과제는 에너지 이슈와 탄소중립 이슈가 산업정책과 같이 연결돼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다른 나라들도 그런 식의 정책을 해나가고 있고 (산업부문과 에너지부문이)같이 협업하는 쪽으로 잘 진행될 수 있는 정부조직이 차기정부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