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석 끝낸 美 "공급난 계속, 높은 가격 조사"…삼성·SK 영향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사진=AFP

미국 상무부가 글로벌 반도체 부족 문제가 최소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업체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하며 한 말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브리핑을 열어 "반도체 공급난 문제와 관련해 해결책 근처에도 아직 못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향후 6개월 이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을 전한 것인데,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는 공급난이 이어진다는 예상이다.


이날 발표는 반도체 칩 부족이 지속되면서 상무부가 작년 11월 150여 곳의 반도체 제조 및 수요 기업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현황을 파악,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와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도 자료를 제출했다.

러몬도 장관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법안을 의회가 빨리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반도체 칩 평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17% 더 많았다고 한 뒤 "반도체 공급망이 취약하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른다"며 수급 불일치가 중대하고 지속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 40일 치에서 지난해에는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핵심 산업의 재고량은 훨씬 더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 시설이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2∼3주 문을 닫는 등 해외 교란 요인이 발생할 경우, 미국 내 제조 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고 노동자들을 일시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업계 일부 전문가들이 내년까지 특정 품목의 반도체 부족이 계속되고, 현재의 반도체 칩 수요 붐이 202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급 불일치가 특히 심각한 반도체 제조공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서, 이 공정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몇 주 내에 반도체 제조공정에 특화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와 접촉할 것이라며 "이런 공정들에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다는 주장에 관해 들여다볼 것"이라고 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어 중개상을 통해 판매된 반도체 칩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이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의료기기, 자동차용 칩, 전력 관리와 이미지 센서, 무선주파수 등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칩 부족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에 응하지 않았거나 포괄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계속 접촉해 정확한 실상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삼성, SK 등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난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상무부가 파악한 주요 수급 불일치 분야가 비메모리 쪽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