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원 횡령' 강동구청 공무원 법원 출석…'묵묵부답'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황예림 기자

서울 강동구청에서 근무하며 100억원이 넘는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긴급체포된 40대 남성 A씨가 26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예림 기자

서울 강동구청에서 근무하며 100억원이 넘는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긴급체포된 40대 남성이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에 출석했다.

A씨는 26일 오전 10시52분쯤 서울동부지법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혐의를 인정하나", "돈을 횡령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식에 투자한 게 맞나", "투자 손실액은 어떻게 되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A씨는 짙은 회색 계열의 패딩을 입고 모자를 손으로 끌어내린 채 얼굴을 완전히 가린 모습이었다. A씨는 경찰관 3명에게 둘러싸인 채로 호송차량에서 내려 "하고 싶은 말 없나", "15개월 동안 구청에서 한 번도 확인을 안 한 건가"라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원으로 들어갔다.

서울동부지법은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A씨는 범행 당시 강동구청에서 7급 주무관으로 근무하며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구청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으로부터 받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자금 115억원을 수십차례에 걸쳐 구청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개인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강동구는 지난 22일 SH공사로부터 징수하는 원인자부담금 중 76억9058만2000원의 입금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23일 횡령 정황에 대해 강동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해당 직원을 직위 해제했다.

경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 만인 지난 24일 오후 A씨를 자택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77억원 가량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까지 횡령금 가운데 38억원만 변제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