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수혜' 주목받는 은행주…하반기에도 오를까

'금리 인상 수혜주', '고배당주'로 불리는 은행주가 연초 하락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은행의 수익이 늘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하지만 대손비용 증가,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우려로 하반기까지 강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6일 증시에서 KB금융 (76,000원 ▲6,700 +9.67%)은 전 거래일 대비 3.5% 상승한 5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KB금융은 올해 초보다 약 6.9% 상승했다. KB금융을 포함해 대형 은행주로 평가받는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1.59%),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3.02%), 우리금융지주 (14,350원 ▲330 +2.35%)(2.5%) 등도 이날 주가가 올랐다.


은행주는 올해 초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씩 올랐는데 지난 14일에도 기준금리가 연 1%에서 1.25%로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한다. 대출금리의 리프라이싱(가격 변동) 영향으로 보통 2개 분기 동안 은행의 수익이 늘어난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올해 초부터 은행주를 쓸어담았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KB금융 3828억원 △신한지주 2017억원 △하나금융지주 2248억원 △우리금융지주 1655억원 순매수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올해 들어 3주째 초과 상승하고 있으며 그 폭은 약 13%포인트"라며 "지난주에도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약 1480억원 사들이는 등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은행주 강세 이어질까…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NIM 증가세 둔화 우려하지만 증권가에선 올해 하반기까지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선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다.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증가 요구, 조달금리 리프라이싱 효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NIM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에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의 여신 중 부실채권을 미리 손실로 쌓아두는 금액이다. 충당금이 늘면 그만큼 순이익이 감소하고 배당도 줄어들 수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4개 일반은행의 충당금 잔액은 2020년말 7조3772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6조9922억원으로 3850억원 줄었다. 그간 충당금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소상공인 부채 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금융회사들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 등에 따른 부정적 충격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충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3분기부턴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를 따라잡는 리프라이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추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논의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권가에선 조달금리 리프라이싱에 따른 NIM 증가세 정체가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거기에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며 하반기 NIM 정체 구간 발생이 예상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유지되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6월 말 금융권의 지원책 종료로 인한 부실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집값이 상승하고 대출 연체가 늘어난다면 신용위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금융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