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포스코 지주사전환...마지막 변수는?

오는 28일 포스코 임시주총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포스코그룹 지주사전환을 위한 임시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내기로 확정했고 주요 자문사들이 잇따라 찬성을 권고하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임시주총은 오는 28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4층에서 개최된다. 전체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 의결권을 보유한 주주들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현재 포스코는 물적분할이 확정돼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신설법인) 등으로 나뉘게 된다.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 자체를 반대한다.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포스코는 지주사가 존속법인이고 철강사업회사가 신설법인이다.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기존 주주들은 포스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강사업 주주의 지위를 잃게 된다. 소액주주들은 신설 포스코가 별도 상장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의 선례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이들 두 회사는 상장을 통한 투자금 모집을 목적으로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출범시켰다. 당시에도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LG화학은 압도적인 자회사 점유율 유지와 이번 물적분할이 불가피함을 강조했고, SK이노베이션도 SK온 상장을 2024년 이후 추진할 방침이라 예고하고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내세우며 주주를 달랬다.

포스코도 이를 의식한 듯 물적분할 계획 발표 당시 "자회사의 상장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상장을 금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100% 자회사로 유지 시켜 사업의 실익이 모회사의 주가에만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였다. 여러 투자자문사가 찬성을 권고하고, LG화학·SK이노베이션에 반대표를 냈던 국민연금이 찬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소액주주들은 정관교체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물적분할에 대한 부정적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문제는 포스코 소액주주 비율이 다른 회사보다 유독 높다는 점이다. 소액주주 표심이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은 각 그룹의 지주사 ㈜LG와 SK㈜가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소액주주 반발에도 쉽사리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포스코는 사정이 다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9.75%에 불과하다. 5% 이상 보유기관도 씨티은행(7.30%)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독(5.23%) 등이 전부다. 시티은행은 직접투자가 아닌 수탁기관으로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린 까닭에 해당 지분도 개인투자자가 중심이다. 업계는 포스코그룹의 이번 지주사전환 통과를 확실시하면서도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소액주주 불만이 고조된 것은 맞지만, 전체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가졌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면서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지만, 찬성하는 이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만이 행동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면서 "임시주총에 직접 주주 권리를 행사해야 결과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의 잇따른 찬성권고·판단에 동의하는 소액주주 비율도 상당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포스코그룹의 이번 물적분할 역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