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 코로나 중증환자 투약 '악템라' 생산처 추가 논의...패스트트랙 가능성도

JW중외제약 (29,800원 ▼950 -3.09%)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의 생산처를 추가하는 방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논의중이다. 악템라가 코로나19 중증환자에 처방되면서 판매량이 대폭 늘자 이미 정해진 국내 도입 물량이 부족할 것이란 예측에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처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절차가 패스트트랙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도입 물량이 늘어나면 올해 악템라 매출이 급증할 수 있다.

28일 식약처 관계자는 "JW중외제약에서 허가사항 변경을 위해 사전검토를 신청해 업체와 논의중인 상황"며 "공급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악템라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JW중외제약이 2013년부터 국내 유통을 한다. 환자들이 오랜 기간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품목이다. 폭발적으로 수요나 매출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악템라는 국내 판권 확보 이후 판로를 늘리면서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여왔다.

점진적인 증가세를 뛰어 넘어 지난해에는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149억원) 대비 대폭 늘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판매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악템라의 2020년 월 평균 매출은 13~14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매달 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소폭 늘어 7월부터 10월까지 17억원 정도 팔렸다. 11월에는 20억,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대비 두 배가 늘어난 27억원이다.

국내 악템라 매출 급증은 악템라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쓰인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12월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국내에서도 허가 외 사용(오프라벨) 방식으로 전국 55개 병원의 중증환자에 쓰인다.


수요가 늘자 회사는 재고 부족을 우려해 수입처를 늘리는 내용의 허가변경을 신청했다. 허가 당시 JW중외제약은 일본 제조사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하기로 했다. 매년 정해진 물량을 수입하는데 작년 판매량을 감안했을 때 올해 도입 물량은 상반기면 동날 것으로 예측한다. 식약처와 회사는 제넨텍, 로슈,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생산한 악템라도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변경 기간은 보통 180일 걸리는데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인다는 점을 보면 패스트트랙을 밟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한해 허가심사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40일 이내에 결정한다.

의료계에서는 악템라의 처방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등 일부 의학회가 악템라를 코로나19 중증환자에 치료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가 악템라를 주목하는 것은 중증환자의 염증 반응을 줄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트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등 3개다.

렉키로나와 팍스로비드는 경증·중등증 환자에만 처방된다. 중증환자에도 투약되는 약은 베클루리가 유일한데 이 약은 체내에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허가받은 기존 치료제들과 다르게 폐렴 등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염증반응을 줄인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악템라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루킨-6(IL-6) 단백질과 수용체 결합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작용해 코로나19 중증환자에도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여 오프라벨 처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