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수출 '폭증'…다른 나라들도 "자가진단 먼저 해라"

지난해 서울 한 약국에서 팔린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 모습.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코로나19(COVID-19) 자가진단키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세가 워낙 빠르고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에 앞서 자가진단을 거치게 하는 국가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자가진단키트는 항공기 화물칸까지 가득 채우고 있는데, 진단키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에스디바이오센서 (10,550원 ▼170 -1.59%)와 휴마시스 (1,903원 ▲3 +0.16%)는 1월 한달간 수주액이 각각 4104억원, 4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전체 매출액의 77.9%, 48.6%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자가진단키트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선별 진료소나 교육청 등을 통해 진단키트를 제공하지만 민간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판매채널 중 하나인 편의점의 경우 발주물량이 제한적인데 들어올 때 마다 제품이 동나 상시 재고부족에 시달린다는 설명이다.

해외 수출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5억개의 자가진단키트 추가 배포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및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반영한 것인데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되면서 자가진단키트 선구매 주문이 쏟아지는 중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브라질 자회사 편입을 통해 미주지역 매출을 본격화하려는 중이다. 진단키트 대표기업 씨젠도 이달내 검사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인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이동형 현장 검사실, 자동화 검사 장비와의 시너지를 통해 진단키트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위드 코로나를 위한 솔루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급증한 진단키트 수출은 항공사 물류운임 비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 항공운송을 통한 진단키트 수출량은 2235톤으로 농약 및 의약품 수출액의 1/4 가량을 차지할 정도였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긴급 방역물품의 경우 항공기 내 적재공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연속 등장으로 운송수요가 더 커졌다"며 "마스크 대란을 연상시키는 자가진단키트 부족현상과 외식업체들의 재고비축 수요가 향후 운임을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자가진단키트 생산업체들의 슈퍼 어닝이 쏟아지는 중이다. 애보트 래버러토리의 경우 미국 자가진단키트 시장의 75%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 품목에서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44억달러 매출을 올렸고 4분기를 더하면 58억 달러 매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전 품목 매출액(누적)은 109억2800만달러였고 영업이익은 13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공급부족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한 신속항원검사키트 생산업체는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와 비상장사인 래피젠"이라며 "생산여력이 가장 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일일 최대 450만개의 키트 생산이 가능하며, 3곳의 합산 생산여력은 하루 최대 750만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식약처의 수출허가를 획득했거나, 국내 전문가검사용으로만 허가를 획득한 기업이 약 74곳에 달한다"며 "향후 자가검사용 추가 허가를 바탕으로 급증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키트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