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방울새가 시베리아로 돌아가려면

참새목 철새, 검은머리방울새/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잔뜩 낮추고서는 정원에 내려앉아 종종거리는 검은머리방울새에게 다가간다. 검은머리방울새는 고양이가 자기를 노리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고양이가 날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느긋하게 먹이를 쪼던 방울새는 고양이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반대방향으로 순식간에 날아오른다.

하지만 검은머리방울새는 눈앞의 창유리는 보지 못했다. 힘껏 날아올라 비상하려던 순간, 유리창에 목덜미를 크게 부딪치고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다. 즉사한 검은머리방울새는 지난해 늦가을 즈음 시베리아에서 이곳으로 왔다.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이제 봄이 오는 몇 주 뒤면 시베리아로 돌아가 새끼를 낳고 기르다가 가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친근한 참새목의 철새인 검은머리방울새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나고 말았다. 이 비극은 전에는 없었던 유리창 때문에 일어났다.

국내 처음 조류충돌방지필름을 개발한 한국썬팅필름협동조합의 이사장 김현진은 22년 1월13일 대전BMK컨벤션 에서 개최된 21년 소상공인협동조합 성과보고 및 시상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모든 일이 전에는 없었던 유리창 때문에 일어났다. "새들은 죽기 전에 몸을 숨긴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다. 새가 자동차나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경우를 빼고 어딘가에 죽어 있는 걸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매년 검은머리방울새와 같은 운명을 맞는 800만 마리의 새가 있다. 한국썬팅필름협동조합 이사장 김현진은 "투명한 창 너머 새들이 보이지 않게 되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밝은 창을 내는지 알 수 없게 되고 만다"고 강조한다. 정말로 이대로 가다가는 "살아있는 새"를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한국썬팅필름협동조합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방지필름 '버드가드'를 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썬팅필름협동조합은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윈도우필름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조합이다. 조합은 그 태생부터 투명창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지구 환경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관심이 확대되어 투명창 조류충돌문제에 대해 책임의식을 느끼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봉담 지하차도 버드가드 조류충돌방지필름 시공 작업/사진제공=한국썬팅필름협동조합

김현진 이사장은 "조합 설립과 함께 탄생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윈도우필름인 에너맥스 뿐만 아니라, 조류충돌방지필름 버드가드 역시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라고 소개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꾸준한 관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곳이 되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