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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규제 개선 '느릿느릿' vs '일단 Go' 대못 뽑은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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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석용 기자
  • 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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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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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규제 샌드박스 3년 (下)



"너무 느린 규제 샌드박스"...전문가들 "전담부서 만들어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제21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제21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부내 '전담 조직'을 둬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담조직이 있어야 규제특례 승인이나 특례 후 규제개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규제 샌드박스의 승인방식이나 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 등으로 나눠진 현행 제도의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스타트업들 "너무 느린 규제 샌드박스…사업 GO·STOP 못정한다"


17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수요자 체감도 조사연구'에 따르면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던 기업들이 가장 불편함을 호소했던 점은 '신청 승인 후 소요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330개 응답기업 중 60.0%가 "신청 후 승인이 이뤄지기까지 과도한 소요기간이 걸려 불편했다"고 응답했다. 불편도를 0-10점 척도로 나타낸 결과에서는 6.37점을 기록하면서 신청서류, 신청조건 등 다른 요인들의 평균 불편도(5.87)보다도 높았다.

규제승인 후 불편함으로는 '실제 규제개선의 지연'이 꼽혔다. 특례를 승인받은 기업 중 63.9%가 규제법령 개선이 지연돼 불편하다고 답했다. .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이후 3년간 제도를 활용해 시행한 서비스는 361건이지만 규제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는 129건(35.7%)에 그친다. 규제 샌드박스 운영부처의 한 공무원도 "모든 규제를 개선할 수는 없지만 규제개선으로 이어진 사례가 당초 기대보다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례를 승인받기도, 승인받은 후 규제를 개선하는 것도 속도가 업계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지원기관 관계자는 "신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에 규제해석 결과는 사업을 시작할지 혹은 사업모델을 바꿔야할지를 방향을 결정한다"며 "규제와 관련해 신속성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전담조직 없어서 생기는 문제…규제전담부처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전담조직이 없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 규제 샌드박스 사전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ICT·융합 규제 샌드박스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접수해 주무부처와 특례여부를 논의하고 진행한다"며 "과기부 산자부가 아무리 규제를 풀려고 해도 주무부처와 의견이 다를 경우 합의까지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일 주무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실이 규제개혁의 주무부처가 되거나 규제개혁위원회를 행정부 수준으로 격상해 담당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21개 협단체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지난해 여야에 전달한 '20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제안'을 통해 현행 규제 샌드박스 제도 중 제일 먼저 개편해야 할 사항으로 '창구 일원화'를 꼽기도 했다.

구 변호사는 "규제 샌드박스가 현재처럼 영역마다 다른 부처가 주관하고, 심지어 과기부나 산자부 등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지도 않는다면 규제 샌드박스가 속도를 잃고 특례의 조건도 파격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인방식, 특례-허가 연동 등 제도 자체도 손봐야"


규제 샌드박스 운영방식 등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 신청 후 승인까지 처리 기한 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신속확인' 종류에 대해서만 1개월 내 회신이라는 기한이 설정돼있다. 이에 실증특례나 임시허가 등은 신청 후 승인까지 시간이 얼마가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최 대표는 "처리과정에 시한을 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특례가 규제개선으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 등으로 나눠진 3개 제도를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행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는 규제여부를 확인하는 신속확인, 기간을 정해놓고 검증하는 실증특례, 제품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 등 3가지로 나눠져있다.

이 중 실증특례의 경우 특례기한 최대 4년이 지나도록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사업·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한다. 최 대표는 "제도개선은 국회의 영역이니 특례를 제공하는 행정부가 장담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면서도 " 특례기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바로 임시허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확인 후 실증특례를 제공하고, 문제가 없으면 임시허가로 전환되는 등 세 가지 제도를 연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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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안 받아도 되니까 일단 장사 시작해"...대못 뽑은 나라들





(랜디드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지방선거 지원 유세차 방문한 웨일스의 랜디드노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입술을 핥고 있다.   (C) AFP=뉴스1
(랜디드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지방선거 지원 유세차 방문한 웨일스의 랜디드노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입술을 핥고 있다. (C) AFP=뉴스1
해외 선진국들에게도 규제는 신산업의 탄생과 성장을 막는 대못이다. 이런 대못을 뽑기 위해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규제 샌드박스'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여러 선진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20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행한 '제도·규정 분석을 통한 국내 규제 샌드박스 법제 개선 연구'에 따르면 규제 샌드박스는 영국의 금융 규제당국 금융감독청(FCA)이 만든 핀테크 기업 지원 전담부서 이노베이션 허브에서 시작됐다.

이노베이션 허브는 △사전준비 △승인 △사후지원 등 세 단계로 구성됐다. 신기술을 보유했지만 금융규제에는 익숙하지 않은 핀테크 기업들에게 규제 컨설팅을 제공하고, 시장 진출을 도왔다. 영국의 핀테크 기업들은 정식 허가 이전에 이노베이션 허브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었다.

이노베이션 허브를 발전시켜 2015년 11월 도입한 것이 세계 최초의 규제 샌드박스다. 영국 금융당국은 일년에 두번 신청을 받아 최대 6개월간 실증을 허용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서비스가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증가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인정되면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투자유치 효과도 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영국 규제 샌드박스 1~2기(2016년 7월~2017년 7월)에 참가한 기업들은 총 1억2610만달러(약 15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니바우라(Nivaura)와 부동산 중개 전문 스타트업 네스티드(Nested)가 대표적이다.

영국의 규제 샌드박스가 큰 성공을 거두자 다른 국가들도 해당 제도를 앞다퉈 도입했다.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은 금융분야로 한정됐던 영국 규제 샌드박스의 범위를 넓혀 교통, 환경,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규제개선을 시도했다.

한국은 규제 개선 '느릿느릿' vs '일단 Go' 대못 뽑은 나라들
일본은 '초스마트 사회'로의 변화에 과거 규제 제도가 장애물이라 판단하고 2018년 6월 생산성향상특별법을 제정해 시행했다. 과거 일본 정부는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업자가 제출해야만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는 큰 모순점을 갖고 있었는데, 규제에 묶인 신산업 기업들은 법상 데이터 취득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를 깨기 위해 도입된 일본의 규제 샌드박스는 범위에 제한이 없고, 추진체계가 일원화 돼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일본경제재생종합사무국 내 '신기술 등 사회구현추진팀'이 관련 사무를 총괄한다. 해당 팀이 프로젝트·지역 단위 신기술 실증계획 신청을 받은 후 주무부처에 송부한다. 이 때 주무부처는 2개월 이내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시간만 끄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연방 전체를 총괄하는 규제 샌드박스는 시행되고 있지 않으나 미 재무부가 2018년 발표한 금융규제개선 권고안에 따라 주별로 해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는 2018년 '규제 샌드박스 프로그램' 법률을 제정하고 참여자가 허가 없이도 금융시장에 참여해 서비스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와이오밍 주는 2019년 '금융기술 샌드박스법'과 '의료 디지털 혁신 샌드박스법'을 만들고 제한된 범위 안에서 금융과 의료관련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싱가포르의 규제 샌드박스는 전세계에서 심의기간이 가장 짧고, 기준이 단순하다는 특징이 있다. 싱가포르의 규제 샌드박스에 해당하는 '샌드박스 익스프레스'는 기업건전성과 기술혁신성이라는 두가지 기준만으로 기업을 심의한다. 정부는 해당사업 실증허용 여부를 21일안에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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