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찾아 삼만리…진옥동 신한은행장 '현장 경영' 강행군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 왼쪽 세번째)이 지난해 12월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주)정일스톨트헤븐울산 탱크터미널을 찾아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2월7일 아침 일찍 기차와 차로 왕복 9시간을 달려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찾았다. 현장의 고충과 금융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 거래기업인 ㈜정일스톨트헤븐울산을 방문한 것이다. 이승만 정일스톨트헤븐울산 대표와 함께 액체화물 보관, 하역 등이 이뤄지는 탱크터미널을 둘러본 진 행장은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진 행장의 2022년 새해 첫 현장 방문지도 거래기업인 청림실업㈜이었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신한은행과 40년간 거래한 장기 거래 우수 중소기업에서 새해 첫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진 행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오랜 기간 신한은행을 믿고 거래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40년 전 맺은 '깐부'(동반자)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올해 핵심 성장동력으로 '기업금융'과 '디지털 전환'을 꼽은 진 행장이 현장 경영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진 행장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기업 고객 CEO(최고경영자)들과 세미나를 하거나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간 횟수만 여섯 차례에 이른다. 지난달 11일엔 거래기업인 서울유니온약품을 찾았다.

진 행장은 2019년 취임 당시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을 강조하면서 "산업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귀담아 듣고 경영에 가장 먼저 반영하겠다"고 했다. 취임 첫 해 기업고객들과 소통하는 15차례의 현장 일정을 소화했고,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에는 31건으로 현장 경영 횟수를 오히려 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엔 43차례 기업 현장을 찾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선 "비올 때 우산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한 쪽 어깨가 젖더라도 내 우산을 나누어 쓰는 동반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진 행장의 진정성 덕에 스타트업 때 거래 관계를 맺고 지금은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성장한 한 기업은 조만간 있을 대형 금융거래에서도 신한은행과 거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진 행장은 앞서 경영전략회의에서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통해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디지털전환(DT)를 가속화해 미래기업금융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기업 부문의 최우선 과제로는 기업DT를 통한 핵심 경쟁력 강화와 기업대출 외형 성장, 외환 경쟁력 강화, 기업고객에 대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컨설팅 강화 등을 꼽았다.

진 행장은 기업그룹 워크숍에서도 "언제나 고객 중심에서 생각하기 위해 올해도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며 "올해 준비 중인 기업금융 플랫폼 전면 개편과 기업 디지로그브랜치 의 확대, 전반적인 기업DT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기업대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우량기업을 발굴해 자산 성장과 건전성 관리의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자산을 13조3000억원 가량 늘렸다. 진 행장 취임 전인 2018년말 85조원이던 중소기업 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117조3000억원으로 38%(32조3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