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막막한 항공업계·미래 불안한 해운업계 "새 정부, 지원·관심 절실"

29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정비사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오는 30∼31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한다.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까지, 기업들은 그 어느때보다 대외 환경 변화에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해외를 오가는 항공, 물류 업계는 이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업계는 새 정부가 대외 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의적절한 지원에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계다. 여객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저비용항공사(LCC)는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고, 대형 항공사도 화물 운송으로 겨우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유럽지역 긴장감을 고조시켜 여행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객 수요 회복까지는 갈길 멀어...고용유지 지원금+방역수칙 완화 필요항공업계는 여객 수요 회복까지 얼마나 걸릴지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잡혀 간다고 생각했던 지난해 갑자기 오미크론 변이가 튀어나오며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갔기 때문이다. 업계에는 올해 연말까지도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이때문에 항공업계는 정부에서 항공사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해주길 희망한다.

그동안 정부는 LCC를 대상으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급해왔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3년 이상 같은 달에 실시한 고용유지조치는 반복 지원이 제한된다. 이 법에 따라 지난 2020년 3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받아온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지난 2월 말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2일 경영 여건이 어려운 기업들에 대해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고용유지지원금을 3년차에도 계속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숨통이 틔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지급 여부를 놓고 LCC들은 불안감에 떨었다"며 "고용유지 지원금을 안정적, 지속적으로 연장해주고 금융 지원도 이어져야 불안감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또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된 만큼 해외를 다녀온 사람에 대해 7일간 격리하는 것도 해제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해외에서 입국한 내국인이나 장기체류 외국인은 자가격리, 단기체류 외국인은 시설격리를 7일간 해야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 조치로 인해 해외여행이 더 힘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다른 방역수칙도 완화된 만큼 여객 수요 회복을 위해 7일 격리 조치 해제에 대한 부분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운, 자동차 업계 "대외 환경 변화 따라갈 수 있게 지원을"해운업계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을 제대로 받은 업계다. HMM이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유례업는 호황을 겪고 있는데, 이 호황이 끝난 뒤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해운업계가 부진했던 것은 글로벌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한 저가 운임 경쟁 때문이다. 코로나 영향이 없었다면 올해 대규모 영업이익은 없었을 것이라는게 해운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국내 해운업계는 다시 이런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은 현재 역대급 실적으로 막대한 현금이 쌓이자 선박 대형화와 이종산업과의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상흔이 여전하다"며 "국적 해운사의 성장을 위해 선박 금융 등 정부적 차원의 지원이 지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청난 실적에 가려져 있지만 선박 대형화와 이로 인한 글로벌 선사의 치킨게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해운업계를 보조해 줄 방안 꾸준히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