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동산정책 1호는 '재건축'..조합원 양도부터 조인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03.22.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1호'는 재건축 규제완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규제 완화로 인한 투기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법' 활용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법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이 지난해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적극 추진한 법안이다.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 규제 중 가장 먼저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집값 급등과 투기수요 유입을 막을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장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안전진단부터 완화..구조안정성 점수 낮추면 목동·상계동 영향권22일 정치권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윤석열표 1호 부동산 정책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부동산 공약의 첫 페이지 첫 단어는 '과도한 재건축·재개발 완화'였다. '안전진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 3종 세트 모두 재검토하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특히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가장 직접적이다. 준공 30년 넘은 아파트는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구조안전성(5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25%) 주거환경(15%) 비용편익(10%) 등 안전진단 점수를 합쳐(100점 만점) 55점 이하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이 집값을 자극하자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을 높였다.

윤 당선인은 안전진단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환경을 15%에서 30%로 2배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안전성 점수가 너무 높게 나와서 총점 55점을 초과한 서울 양천구 목동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후 아파트 상당수가 안전진단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 규제3종 세트 가운데 안전진단 규제만 유일하게 법을 고치지 않고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당장 시행이 가능하다. 인수위는 국회에 갈 것 없이 곧바로 시행 가능한 '안전진단 규제'를 먼저 푸는 것과 동시에 이로 인해 집값이 급등하지 않도록 대책도 함께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추천한 인수위 김성보 실장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법' 무게둘듯..시장 안정화대책 못 내놓으면 서울 집값 '불장'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법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재건축은 조합설립 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이를 각각 안전진단 통과 후, 정비구역 지정 후로 대폭 앞당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건축 아파트에 쏠리는 투기 수요를 조기 차단할 수 있다.


이 법안은 국토부가 아닌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6월 주도했다. 인수위 경제2분과에서 부동산 정책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 실장이 직접 법안의 밑그림을 그렸다. 서울 재건축으로 도심 공급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시장을 안정시킬 절충안이란 점에서 지난해 여당이 아닌 야당의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다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재산권 침해"라며 집단반발해 10개월여 동안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시장의 바람대로 안전진단 규제를 풀기로 한 만큼 안정화 방안인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법도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값이 8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 중이지만 재건축 공약 기대감에 일부 지역이 상승전환했고 부동산 매매심리도 반등해 집값 자극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의원들은 우호적인 반면 정작 법안을 발의한 야당측에서 강남권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인수위가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이 법안에 힘을 실어준다면 국회 재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은 법안 일부 수정으로 피해갈 수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모든 재건축 단지에 무조건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가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매매거래량, 투기적 수요 유입 등을 종합 고려해 서울시장이나 국토부 장관이 단지별로 선별 지정하도록 돼 있다.

다만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나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 단지도 이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야당 일각에선 규제 강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수위 전문위원인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지난해 이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제도를 활용하거나, 이들에게 최소한의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는 시행 상의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