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안 보이더니...화장품 가맹점 2년간 반토막

화장품 가맹점 수가 지난 2년간 절반 가량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에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한때 길거리를 점령했던 로드샵들이 빠르게 문을 닫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화장품 가맹점 수는 2019년 2876곳에서 2020년 2018곳으로 약 30%가 급감했다. 2018년 3407곳과 비교하면 2년새 41%가 준 것이다.


화장품 가맹점은 주요 도소매업종 4분야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이상 감소율을 보였다. 건강식품도 2020년 가맹점 수가 전년 대비 0.8% 줄었지만 편의점은 7%, 농수산물은 15.1% 늘어나면서 전체 도소매업종 가맹점 수는 4.7% 증가했다.

화장품은 매장에서 테스트 해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테스트 자체가 금지되면서 방문객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또 화장품 매장은 대부분 대로변 1층으로 상가의 핵심구역이다보니 높은 임대료가 부담이 됐다.

매출 타격은 더욱 컸다. 화장품 가맹점 매출액은 2019년 3억9000만원에서 2020년 2억3000만원으로 41%로 감소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수요가 떨어진데다 온라인 판매가 확대돼 매장 판매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가맹점을 100개 이상 운영하는 주요 브랜드도 8개에서 6개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더샘인터내셔날의 '더샘'은 2019년 가맹점 수가 각각 129곳, 111곳에서 2020년 77곳, 79곳으로 30~40% 줄어들었다. 다만 두 브랜드는 직영점수가 많아 더페이스샵은 전체 매장 수가 481곳, 더샘은 258곳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도 가맹점 수가 920곳에서 494곳으로 절반이 줄었고, 에뛰드하우스는 147곳으로 38.5%, 아리따움은 810곳으로 19.2%가 문을 닫았다. 에뛰드하우스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실장(상무)이었던 이창규 대표를 선임하기도 했다.

한 화장품 관계자는 "각 브랜드들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재도약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그렇다고해서 10~20년된 브랜드들을 일시에 접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로드샵이 사라지면서 헬스앤뷰티(H&B) 플랫폼인 CJ올리브영(올리브영)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온라인 판매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중저가 제품 수요를 흡수한 덕분이다. 높은 유통수수료로 과거 로드샵 브랜드들은 H&B 입점을 꺼렸지만 현재 올리브영은 에뛰드, 미샤, 토니모리, 더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2조1192억원,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1378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뛰어넘어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올리브영은 2018년 말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시작,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20년 17%에서 지난해 23%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매장 수는 오히려 6곳이 늘어났다. 올해는 수도권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 6곳을 개설해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마케팅)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