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어도 잘 자라는 5G"…통신3사 분기 영업익 '다시 1조'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통신3사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고지를 다시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했던 통신3사는 올해도 분기당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히 찍을 것으로 보여,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3사, 1Q 합산 영업익 1조원 재탈환 고지에

11일 에프엔가이드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동통신 3사 매출 합계는 14조1319억원, 영업이익 합계는 1조126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와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별로 보면 영업이익은 SK텔레콤 (52,000원 ▼800 -1.52%) 3826억원, KT (37,700원 ▲1,150 +3.15%) 4653억원, LG유플러스 (9,930원 ▼80 -0.80%) 27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SK텔레콤 4조2811억원, KT 6조2945억원, LG유플러스 3조5563억원으로 예상된다.

통신3사는 지난해 1분기에 합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 2분기 이후 무려 14분기만에 달성한 성과였다. 이후 2·3분기까지 '1조원 이상'을 지속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설비투자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7500억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다시 1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통신3사는 내달 초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올해로 4년차를 맞은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꾸준한 실적 개현을 이끌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시장이 안정기에 들어가 별도 마케팅 경쟁 없이도 5G 가입이 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좋아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전달 대비 3.3%(72만명) 늘어난 2228만명을 기록하며 대중화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5G 상용화 초기 통신3사가 경쟁적으로 지출했던 보조금이 더 이상 회계상 비용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실적 개선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통신사들은 유료 가입자들이 매달 통신비를 납부하는 만큼, 가입자 유치에 쓰이는 마케팅 비용 역시 21~28개월로 쪼개 실적에 반영한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2019년 5G 상용화 초기 급증한 마케팅 비용의 안분인식(28개월) 종료를 앞둔 만큼, 이번 분기부터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尹 '디지털 플랫폼 정부'서 통신3사 신사업 힘 받나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기업 규제 완화 정책을 강조해 온 것도 통신3사의 실적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천명한는 만큼,이전 정부에서 감내해야 했던 통신비 인하 압박에서 벗어나 통신3사가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신사업에서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 기관을 시작으로 민간으로까지 디지털전환 수요가 매우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면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B2B(기업간거래) 사업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통신주는 경기방어주로서 주가 등락폭이 적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반적 하락장 속에서 통신주를 쓸어담는 흐름이다. KT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만6800원으로 연초(1월3일) 종가 대비 21.3% 상승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연초 대비 9.3%, 7.0% 주가가 상승하며 올해 들어 9.9% 하락한 코스피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