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vs 재무 구조 우려"…하나투어 등 여행株 담을까, 말까

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2.4.1./사진=뉴스1

전면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풍토병이 된 전염병)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여행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하나투어 (59,300원 ▼700 -1.17%)와 모두투어 (15,770원 ▲10 +0.06%) 등 여행주도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로 올해 들어 이미 상당폭 오른 가운데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본격적 여행업황 회복을 기다리며 비중 확대를 추천하는 시각과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11일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2100원(2.36%) 내린 8만6800원에, 모두투어는 650원(2.57%) 내린 2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하락 마감했지만 다음달부터 국제선 운항 정상화가 추진되면서 여행주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편을 매달 조금씩 늘려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최소 50% 수준까지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 적자는 여전한데 증권가 일각에선 매수를 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1분기 영업적자 284억원, 모두투어가 1분기 영업적자 3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각각에 대해 12개월 목표주가 10만3000원, 3만1000원을 제시하며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본격적 여행업황 회복으로 3분기부터 이들 기업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주요한 이유다.

이 연구원은 "3분기부터 2019년 동기 대비 약 30%의 수요 회복을 가정한다"며 "지난 2년 동안의 구조조정으로 비용 구조가 낮아졌다. 항공권과 호텔 등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그간 이연된 수요가 가격에 그대로 전가되고 있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株 이미 많이 올랐다?…재무 구조도 우려다만 패키지 여행 중심인 여행주의 실적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1분기 송출객수가 전년대비 2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코로나19 이전 평균과 비교할 때 1.5% 정도로 (같은 기간) 출국자수가 7% 회복된 데 비해 현저히 낮다"며 "아직까지 출국이 출장 수요 중심이고 여행도 패키지 여행보다 20~40대가 선호하는 자유 여행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패키지 여행 수요 회복은 이르면 3분기부터 감지될 수 있지만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 송출객수의 20% 회복이 예상돼 극도로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하나투어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여행주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 등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하나투어는 16.35%, 모두투어는 12.59% 오른 상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며 "현 주가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오픈을 앞두고 시장 성장 기대가 최고치에 달했던 2017년 말~2018년 초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과거 이벤트에 대응하는 주가 대응으로도, 시장 추정 대비 높지 않은 실제 실적에 있어서도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여행업계의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김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최근 1364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확인되듯이 지속적 외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재무 상태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동안 재무 구조가 빠르게 악화했다. 하나투어는 2020~2021년 영업적자만 누적 2422억원에 달했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4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구조조정과 동시에 대지와 건물을 매각하고 유상증자에 나서 현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재무 구조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대한 투자의견은 각각 5점 만점에 3.6점, 3.75점이다. 투자의견은 증권사가 적극 매수를 추천하면 5점, 매수 4점, 중립 3점, 매도 2점, 적극 매도 1점으로 산정해 평균을 낸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