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4시간 장사할 생각"…영업제한 해제 사장님들 반응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하기로 발표한 15일 서울 종로구 종각의 한 식당에 24시 영업 문구가 붙어있다./사진=김휘선 기자

2년 넘게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철폐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숨통이 틔인다. 소상공인들 발목을 잡고있던 영업제한이 해제되고 모임 인원에 관계없이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명 안팎에 달하는 만큼 당장 거리두기 폐지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규모도 넘어야 할 과제다.

15일 머니투데이가 만난 서울 강남·서초구 소상공인들은 거리두기 폐지결정에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모임인원·영업시간 제한으로 제대로 운영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소상공인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서울 강남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30대 소상공인 김모씨는 "드디서 영업제한 딱지(표지)를 뗀다. 당장 손님이 없더라도 24시간 운영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건 2년 1개월 만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소상공인 영업제한 중심의 거리두기는 2020년 3월 도입 돼 오는 17일까지 유지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역상황이 안정되고 의료체계의 여력이 확인됐다"며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졌던 거리두기 조치를 과감하게 해제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거리두기 폐지결정에 '앓던이가 빠진 느낌'이라며 답답했던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100석 규모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모씨(40대)는 "좀 더 빨리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이제라도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문을 열어도 장사가 안됐겠지만 영업제한은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15일 서울시내 한 식당가를 찾은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특히 밤 10~12시부터 사람들이 몰리는 주점·노래방 등 이른바 2차 업종 분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현재도 오후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거리두기 영향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면서 2차 업종에 피해가 컸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소모씨는 "닫아 놨던 방들도 다시 열고 영업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분위기가 좀 나아지고 있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더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거리두기가 폐지되도 당장 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많아 야외활동이 하루아침에 늘어나긴 어렵다는 예상이다. 또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올랐고 아르바이트(단기 근로자) 마저 구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도 걸림돌이다. 한 소상공인은 "밀가루 가격이 2~3배는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거리두기가 폐지됐지만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50조원 이상의 손실보상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바 있지만 지원대상과 기준을 놓고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이날 거리두기 철폐에 환영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소공연은 "거리두기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며 사회적 비극이 벌어졌다"며 "거리두기 영업제한 조치가 다시는 이 땅에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의 온전하고 신속한 손실보상을 위해 온 힘을 모아줄 것을 정치권에 당부한다"며 "2년 동안 당한 영업제한 기간 이상으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